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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욕구 상승…보급품의 변신, 그 뒤엔 ‘발로 뛰는 현장 소통’

입력 2024. 08. 18   15:06
업데이트 2024. 08. 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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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책을 말하다 -군과 조달청 

품질 앞에 양보 없다
국내 굴지 대기업 제품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까지 엄선
피복류 등 규정 기준 주기적 갱신
문제 일으킨 제품은 즉시 퇴출

장병에 귀 기울이다
협의체 구성 등 군과 적극 소통
정기 설문조사 의견 반영
식품전시회 찾아 다양한 발굴
계약 방식 다양화 선택 폭 넓혀

육군35보병사단 군산대대 장병들이 조달청이 공급한 면도기, 운동화 등의 보급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육군35보병사단 군산대대 장병들이 조달청이 공급한 면도기, 운동화 등의 보급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질레트’ 면도기로 단장하고,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뜀걸음, ‘비비고’ 고기만두를 즐긴다. 이런 모습은 이제 어느 대학생이 아닌 군 장병들의 일과가 된다. 트렌디한 보급품이 장병들의 일과에 들어오는 건 ‘일 잘하는’ 조달청과 군의 찰떡 협업 덕분이다. 조달청은 2020년 7월 방사청에서 군수품 계약 업무를 이관받은 뒤 군과 적극 소통하며 병영의 ‘풍경’을 바꿔 왔다. 조수연 기자/사진=조달청 제공


동기 부여와 전투력은 비례한다


‘군대는 당연히 고생하는 곳이니 부실하게 먹고 자고 입어도 된다’는 건 이제 낡은 생각이 됐다. 좋아하는 운동복을 입기만 해도 당장 운동하고 싶어지는 기분을 한 번쯤 느껴봤을 것이다. 장비, 급식, 피복 등은 무기와 달리 일상품에 가깝다. 매일 쓰는 보급품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의 기능성 제품이라면 어떨까?

좋은 것을 입고 먹으며 존중받은 장병들에겐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아들을 군대로 보낸 부모님의 걱정도 조금은 멈출 것이다. 좋아지는 환경만큼 튼튼한 국방력을 기대할 수 있다.

고된 훈련을 상쇄할 수 있는 맛있는 식사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조달청은 군 급식을 집밥보다 맛있게 만들기 위해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을 총동원하고 있다. 메뉴의 단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엄선한 3700여 개의 식품들이 군 급식에 도입된다.

계약 기준 최우선순위는 ‘품질’과 ‘장병 선호도’다. 조달청은 국방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 설문조사와 피드백을 받아 장병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장병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고기류. 바비큐폭립 등 식육 가공품의 공급 비중을 확대했다. 소부대에 적합한 즉석떡볶이, 부대찌개, 뼈해장국 등 밀키트 제품도 공급된다.

‘탁상공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식품전시회에 가보고 식품업체를 직접 방문해 발로 뛰며 다양한 급식류를 발굴하기도 한다.

식사를 마친 장병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식사를 마친 장병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장병들이 지급 받는 피복류를 포함한 군수품들.
장병들이 지급 받는 피복류를 포함한 군수품들.

 

조달청이 보급한 다양한 신형 운동화가 진열돼 있다.
조달청이 보급한 다양한 신형 운동화가 진열돼 있다.


전문성과 협업 능력 살려… 나이키 입고 비비고 먹는다 

조달청은 ‘전역할 때 집에 가져가고 싶은’ 보급품, ‘집밥 생각 안 나는’ 병영식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조달 분야에 강점을 지닌 기관 고유의 전문성과 협업 능력을 십분 살리고 있다.

육군군수사령부(군수사)와 협업으로 각종 군 보급품 중 젊은 장병들의 선호도가 높은 보급품은 시중 인기 상용품으로 다수 전환한다.

운동화와 면도기가 대표적이다. 별도 군 규격을 둘 필요성이 적고, 장병들의 선호가 뚜렷한 품목부터 시중 상용품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 조달청과 군수사는 올해 안에 시중 유명 브랜드 면도기와 운동화를 보급품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나이키, 프로스펙스, K2, 아이더 등 아웃도어 브랜드부터 오뚜기, 비비고, 풀무원 등 국내 굴지의 식품 대기업과 도루코, 질레트, 쉬크까지 앞으로 군 장병들이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이름들이다.

계약 방식을 다양화해 경직됐던 입찰 시장의 숨통도 트였다. 이를 통해 그동안 단일 품목뿐이라 장병 만족도가 낮았던 품목들에 대한 선택의 폭을 확 넓혔다. 단일업체를 선정하는 총액 입찰 방식을 다수공급자계약(MAS)으로 전환해 다수 업체와 계약 체결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만두를 먹고 싶을 때 기존 방식대로라면 전 부대가 A사 만두만 먹어야 했지만, 이제는 A, B, C사의 만두 중에 골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장병들의 ‘간택’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보니, 가격과 품질 경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각 부대 군수품 담당자들의 편의성도 끌어올렸다. 조달청은 나라장터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대가 필요한 식재료와 제품을 적시에 주문하고 공급받도록 지원 중이다. 2021년에는 ‘국방 전용 상용몰’을 신설해 상품 검색 기능과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국방부-조달청 협의체를 구성해 군피복류, 장비, 장구류의 규정과 기준을 주기적으로 갱신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주관하는 우수상용품 시범사용제도에 참여해 상용군수품 규정에 새로운 연구 결과와 기술혁신 내용을 적극 반영 중이다.

품질엔 무관용 무자비 원칙 

군 장병들의 입에 들어가고, 살에 닿는 것인 만큼 품질에 타협은 없다. ‘무관용, 무자비 원칙’으로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단 한 번이라도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과 ‘국방상용물자 쇼핑몰’에서 즉시 정지된다.

조달품질원은 수시로 군 식자재 품질을 점검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합동 위생점검을 하고 있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이어온 결과 지난해 6건이었던 합동위생점검 적발 건수가 올해 0건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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