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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 역주행 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습니다. 2021년 2월 ‘롤린(Rollin)’이라는 곡이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면서 브레이브걸스(현 브브걸)를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만들었죠. 잘 알려져 있다시피 2017년 발표됐던 롤린이 4년이 흐른 뒤 ‘메가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위문열차’ 무대 영상 덕분이었습니다.
롤린을 따라부르는 군 장병들의 우렁찬 떼창과 롤린의 트레이드마크인 가오리춤을 추는 모습은 긴 무명 생활을 했던 걸그룹을 단숨에 정상의 고지에 올렸습니다. 위문열차는 국방TV에서 방영하는 음악프로그램입니다. 1961년부터 지금까지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출연하며 지친 장병들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52년 전인 1971년 전우신문(국방일보의 전신)도 당대 스타들의 ‘위문편지’를 대신 전하는 코너를 통해 장병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국군용사들 안녕하세요’라는 인기 연재물이었는데요. 개그맨 서영춘, 영화배우 김희갑·트위스트 김·김지미·우연정, 탤런트 김창숙, 가수 김세레나·김부자 등 지금 들어도 알만한 스타들의 편지를 볼 수 있었죠. 사진 속 담긴 미녀 스타들의 ‘리즈’ 시절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탤런트 김창숙의 편지(1971년 5월 5일 자)가 눈에 띕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3살.
“지금 서울 거리에서는 핫팬츠부터 미니스커트까지 다양한 의상을 입은 여성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장병 여러분의 노고 덕분이겠지요. 언젠가는 내 낭군이 될 사람도 지금은 씩씩한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친밀감도 두터워지는 것 같습니다.” 편지를 읽고 설레었을 장병들의 모습이 그려져 절로 웃음이 납니다.
1970년대 스타로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배우 우연정의 편지(1971년 6월 23일 자)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이 안심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용사 여러분의 역할 아니겠어요. 그러니 여러분께서는 막연한 의무감이 아니라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 나라의 기둥이랍니다.” 22살의 나이로 이제 막 스크린에 데뷔했던 여배우의 당찬 모습이 느껴집니다.
우연정의 편지는 한 달여 뒤인 7월 27일 자에 한 차례 더 실립니다. 앞서 전우신문에 실린 편지를 보고 장병들이 보낸 팬레터에 대한 답장이었습니다. 오늘의 마무리는 답장에 담긴 메시지로 대신할까 합니다.
“더위가 계속되는 요즘도 장병 여러분께서는 비지땀을 흘리며 조국 수호에 여념이 없으시겠죠. 다시 한번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여러분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겠어요. 그럼 다음 기회까지 안녕히 계세요.”
글=송시연 기자/사진=국방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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