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해사 스마트 캠퍼스 구축 현장을 가다

노성수

입력 2021. 12. 14   17:21
업데이트 2021. 12. 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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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으로 한계 극복하고… XR 기술로 체력단련… ‘스마트 해군’ 눈앞에 펼쳐진다


해사 생도들이 이인호관에 마련된 스마트 체력단련실에서 조정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해사 생도들이 이인호관에 마련된 스마트 체력단련실에서 조정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우리 해군을 이끌어갈 장교를 양성하는 해군사관학교(해사)가 5G 기반의 스마트 캠퍼스 시범 서비스 체계 구축 사업을 마무리하고, 사관생도 교육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장차 ‘스마트 해군’을 완성할 사관생도 육성을 목표로 KT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Mobile Edge Computing) 기반의 5G 융합서비스 발굴 및 공공선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홀로그램 강의실, 360도 매트릭스 뷰 영상제작실, 디지털 트윈 실습 콘텐츠, 확장현실(XR) 조정 시뮬레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융합된 해사의 스마트 캠퍼스를 소개한다.

13일 해사 통해관 교육동에서는 스마트 캠퍼스 콘텐츠 시연이 열렸다. 현장에서는 스마트 캠퍼스 실증사업을 통한 눈부신 성과와 혁신적인 시범서비스 체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글=노성수/사진=양동욱 기자
해사 3학년 황상민(오른쪽)·이용성 생도가 360도 매트릭스 뷰 영상제작실에서 태권도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양동욱 기자
해사 3학년 황상민(오른쪽)·이용성 생도가 360도 매트릭스 뷰 영상제작실에서 태권도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양동욱 기자

360도 매트릭스 뷰 실습실은 교수의 동작을 37대의 카메라(카메라 모듈 36대+천장 뷰 1대)가 동시에 촬영해 전방위 각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유도·태권도를 비롯한 체육 실습이나 화학·물리 실험 수업 등이 종이와 영상 교육자료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영상으로 360도 어느 방향에서나 자신이 원하는 화면을 볼 수 있는 생생한 ‘실험실습서’가 제공되는 것이다.

사관생도들은 교수자가 사전 촬영한 실습 영상을 태블릿 PC로 언제·어디서든 자신이 보고 싶은 관점에서 바라보며 수업할 수 있다. 또 기존 영상교재에서 잘 보이지 않던 뒷부분까지 반복 학습이 가능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태권도 실습에 나선 황상민 3학년 생도는 “태권도 동작을 할 때 다리를 뻗는 각도와 손의 자세 등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면밀히 볼 수 있어 정확한 동작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사 교수부 철학 교수 김재화 소령이 홀로그램 스튜디오에서 원격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양동욱 기자
해사 교수부 철학 교수 김재화 소령이 홀로그램 스튜디오에서 원격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양동욱 기자

홀로그램 스튜디오에는 강의자가 현장 강의를 하는 것과 동일한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학습자 중심의 원격강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홀로그램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영상은 MEC 기반의 초고속 5G 통신망과 홀로그램 전시기를 이용해 해사 웅포 강당에서 송출된다. 이를 통해 교육의 집중도를 높이고, 교수·강사와 실시간 질의·응답으로 실감형 원격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서울 재경근무지원대대에도 홀로그램 스튜디오를 설치해 수도권 지역 저명 강사들이 해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현장감 있는 강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양방향 실시간 교육의 실현이자, 미래 해사 서울캠퍼스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함정 추진체계와 구동시스템 등 그동안 교본이나 모형으로 교육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함정에 탑재된 엔진 내부를 관찰·학습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해사는 디지털 트윈(현실 세계의 기계·장비·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기술)과 XR 기술을 토대로 구조가 복잡한 함정 디젤엔진, 가스터빈, 감속기어, 프로펠러 등 추진체계 전반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콘텐츠를 구현했다. 사관생도들은 태블릿 PC로 내연기관 작동과 연계된 함정 추진체계의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볼 수 있다. 말과 글이 아닌 눈으로 직접 보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해양스포츠 분야에서도 XR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체력단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인호관에 조정 시뮬레이터가 들어선 것. 해상에서 조정 훈련을 하려면 날씨를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양체육교육장에서 배를 진수해야 하는 등 입·퇴수 때마다 복잡한 과정을 감수해야 했다.

조정 시뮬레이터는 이러한 제한사항을 모두 극복하게 해줬다. 사관생도들은 시뮬레이터에 앉아 조정 경기를 하면, 종료 후 자동으로 개인·동료의 운동데이터가 분석된다. 특히 2·4·8명이 한 조를 이뤄 토너먼트 방식의 경기 진행이 가능함으로써 흥미, 체력증진, 협동성 강화 등을 달성하도록 했다.
해사 통해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스마트 캠퍼스 실증사업 구축 기념행사에서 김현일(왼쪽 여덟째) 학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해사 통해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스마트 캠퍼스 실증사업 구축 기념행사에서 김현일(왼쪽 여덟째) 학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이날 시연에서도 사관생도들은 충무팀과 옥포팀으로 나뉘어 500m 구간 레이스를 펼쳤다. 가로 14m의 대형 브라운관 앞에 자리한 사관생도들은 출발 신호가 울리자 동료들과 힘껏 노를 저었다. 조정은 동료 간 호흡과 일정한 리듬이 레이스 성패를 좌우한다. 이날 레이스에서도 한 명의 사관생도가 잠시 리듬을 잃고 호흡이 맞지 않자, 시뮬레이터는 “포커스(집중)”라는 알림으로 사관생도들을 독려했다.

해양체육과장 박미혜(소령) 교수는 “조정 시뮬레이터는 분당 노를 젓는 횟수 등이 상세히 표기된다”며 “날씨 제약을 극복하고, 지상훈련이 요구되는 초보자가 기술을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반 5G 융합서비스 발굴 및 공공선도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한다. 5G 융합서비스의 초(超)저지연성 구현에 필수적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시범사업이다.

■ MEC (Mobile Edge Computing)
통신망의 데이터를 중앙까지 전송하지 않고 서비스 현장에서 처리하는 기술이다. 현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구현하는 ‘5G 로컬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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