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방호 지대공

KPSAM 신궁

신인호

입력 2019. 07. 31   14:29
업데이트 2022. 04. 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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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포는 사거리 3km 밖에 있는 표적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 이런 대공포와 함께 주로 기동부대나 주요 화력지원부대의 대공방어와 교량 및 협곡, 지휘·통신시설,탄약창과 보급소, 비행장 등 취약지역의 사거리 3~5km의 대공방어에 효과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휴대용 대공유도무기(PSAM: Portable Surface to Air Missile)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2006년 전력화한 국산 PSAM ‘신궁(新弓)’은 국산화율이 90%에 이를 만큼 국내 독자적인 기술력에 의해 탄생했다. 다만 최초 개발 당시 핵심기술인 적외선 탐색기(2-colour IR seeker)는 러시아 기술을 도입해 완성했다. 그러나 체계종합업체인 LIG넥스원이 2014년 ‘신궁 한국형 탐색기’ 개발에 성공, 국산화율을 더욱 높이며 해외수출을 겨냥하고 있다.

신궁은 최대사거리 7.0km, 최대고도 3.5km의 영역을 커버한다. 피아식별기 및 야간조준기를 장착하고 있어 원거리에서 피아항공기를 식별할 수 있고 야간에도 작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신궁 유도탄의 무게는 15kg이며, 길이와 직경은 각각 1.6m, 8cm다. 미스트랄에 비해 약 3kg 정도 가벼우며, 길이도 20cm가량 짧다.

신궁의 교전절차
신궁의 교전절차


● 사격은 어떻게 이뤄지나

신궁은 사수가 표적에 대해 사격을 결심하고 전원냉각기를 작동시킴으로써 운용이 시작된다. 주·야간 조준기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하는데, 저고도 탐지 레이더 등으로부터 표적 방위각 정보를 수신한 후 육안 관측에 의해 이뤄진다.

사수가 탐지된 표적을 주야간 조준기로 조준(조준원)하면 탐색기가 표적을 포착했다고 사수에게 소리 및 빛으로 신호를 준다. 이후 발사기는 포착된 표적의 이동방향 및 속도에 따라 계산된 선도각을 주야간 조준기에 발사원으로 표시하며, 전시된 발사원에 사수가 표적을 재조준하면 탐색기도 표적을 포착했다고 응답, 사수가 이를 확인하면 발사하게 된다.


이러한 사격절차 중에 피아식별기는 조준된 항공기의 피아를 식별해 적 항공기일 경우에만 유도탄을 발사한다. 발사된 유도탄은 최초 사출모터에 의해 약 10여 m를 비행하고 이후에는 비행모터로 비행한다.


비행모터는 부스트와 서스테인으로 나뉘어 연소(2중 추력방식)하며 비행한다. 부스트는 유도탄을 최대속도까지 가속시키는 역할을, 서스테인은 유도탄의 속도를 일정 시간 동안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유도탄 전방에 장착되어 있는 적외선 탐색기는 항공기 엔진 배기열의 적외선 신호를 감지하여 적기를 추적한다. 신궁은 중(中) 적외선 영역과 근(近)적외선 영역을 독립적으로 감지하는 2색 탐색기(2 - Color Seeker)를 이용하여 적의 적외선 방해방책(IRCM)에 대한 대응성을 높였다.


대상 표적에 접근한 유도탄은 근접/충격신관을 작동하여 적기를 격추하게 된다. 발사부터 타격까지 보통 10초 정도 소요되는데 항공기를 격추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자폭 신관이 작동해 자폭함으로써 지상에서의 폭발을 방지한다.


● 항공기 엔진도 관통하는 720개의 파편

신궁은 비행간 비례항법과 표적 유도방식을 적용해 기존 적외선 추적 유도탄이 항공기 본체를 공격하기 전에 항공기 후미에서 나오는 배기열원을 공격하는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또 근접신관을 장착하고 있어 유도탄이 목표물인 비행체에 반경 1.5m 이내로 근접할 경우 자동 폭발, 비행체를 타격한다. 이때 유도탄 탄두에서 터져나가는 720여개의 파편은 항공기의 엔진까지 관통할 정도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 이는 미국 스팅어와 러시아 이글라 같은 휴대용 대공유도무기가 목표물을 직접 맞힐 때만 폭발하는 것과 비교할 때 공격의 효율성, 명중률 정확도를 더욱 높여준다.

2중 추력방식을 채택한 신궁의 최대 비행속도가 마하2에 달해 AN-2기나 헬기는 물론 아군을 위협하는 전투기까지 격추시킬 수 있다. 전투기의 경우 폭탄을 비롯한 무장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전투 시 속도는 마하1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력감쇄기의 공력해석 그래픽.
항력감쇄기의 공력해석 그래픽.


● 항력 감소 위해 스파이크 부착

유도탄의 외형은 언뜻 보면 크기만 다를 뿐 ‘그게 그거’인듯 비슷비슷하지만 종류마다 조금씩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

신궁 유도탄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적외선탐색기가 장착된 유도탄 앞인, 노즈(nose) 부분으로 둥근 반구면(球面) 형태에 대못 모양으로 부착된 항력감쇄기(spike)이다.

유도탄의 경량화를 위해서는 추진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원하는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따라서 추진제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유도탄이 비행 중 받는 공기의 항력(drag force)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유도탄이나포탄은 노즈부를 뾰족한 형상으로 디자인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적외선탐색기가 표적의 적외선 신호를 받기 위해서는 반구면의 적외선돔(Dome)이 필요한데 반구면의 항력은 매우 높다. 미스트랄은 8각뿔형의 감쇠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제작성과 적외선탐색기 성능저하의 원인이 된다. 8각뿔형보다 스파이크형 항력감쇄기가 조금은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


● 신궁 유도탄은 회전하면서 비행한다

신궁 유도탄을 유심히 살피면 날개에 특이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날개가 대칭을 이루지 않고 비대칭이라는 점이다. 전방에 크기가 다른 조종날개 1쌍과 고정날개 1쌍이 비대칭 형상으로 설계된 것이다. 꼬리날개도 유도탄 동체가 진행하는 방향에서 비틀려(경사)있다. 이는 유도탄을 회전시키기 위함인데, 그 이유만은 아니다.


유도탄을 회전시키는 것은 유도탄 후미에 장착되는 사출모터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유도탄의 비행 속도가 빨라지면 바람개비에서 보듯, 회전속도도 덩달아 빨라지게 마련이다. 회전이 빨라지면 유도조종 명령에 구동장치가 즉각 응답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유도탄이 안정되게 유도조종 명령을 받아 용이하게 표적을 추적하려면 빠른 속도에서 회전수 증가를 억제하고 느린 저속에서는 회전수를 높여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회전수는 유도탄의 비행 속도가 초음속이든, 아음속이든 큰 변화 차 없이 거의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 적정 회전수가 1초에 약 20회 정도이다.


● 삼각대, 가볍게·강하게·편리하게

신궁은 휴대용이지만 삼각대 형태의 발사 장비에서 운용된다. 삼각대에는 유도탄 1발이 들어가는 발사관과 조준경, 발사기 및 피아식별기가 장착된다. 발사관은 유도탄을 충격과 온도 변화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삼각대에 쉽게 장착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발사시 목표물을 쉽게 지향할 수 있어야 한다. 휴대하기 쉽고 가벼워야 함은 물론이다. 신궁의 발사관은 고강성이면서 제작성이 우수한 원통형 복합 소재를 채택하고 있다.

신궁의 유도탄 사출 모터는 발사관 안에서 분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사출 모터가 발사관에서 구속될 때 충격이 전달되는데 삼각대까지 영향을 미친다. 개발 당시 수십 차례의 지상에서의 고정 사출 시험을 통해 발사관 및 삼각대에 대한 구조적 강성을 확인하면서 마네킹을 이용, 사수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확인하기도 했다. 삼각대는 운용 병사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의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었다.

신궁 유도탄
신궁 유도탄

● 신궁에 담긴 뜻

한국형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KPSAM) 신궁(新弓)은 ‘새로운 활’을 뜻한다. 연구개발 초기에는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 혹은 KPSAM, 또는 휴대용과 대공 유도무기의 영문 약자를 조합한 ‘휴샘’등으로 불리고는 했으나 국방과학연구소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神弓(신궁)’이 선정되었다.

그런데 왜 ‘신궁(新弓)’으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을까.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호국무기인 활에 대해 재인식하고 활과 활쏘기에 담긴 선조들의 정신을 다시 살리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이전까지 휴대용 유도탄은 외국에서 도입했지만 앞으로는 새 활로 우리 군을 무장시키겠다는 국내 개발의 새로운 의지가 실렸다. 나아가 새로운 기술을 소화·흡수하고 우리의 기술을 새롭게 적용시켜 ‘신궁’을 개발하겠다는 연구원들의 의지도 포함되어 있다.


신궁이 육군25사단에 초도배치되었을 당시 운용시범을 보이고 있는 장병들.
신궁이 육군25사단에 초도배치되었을 당시 운용시범을 보이고 있는 장병들.

■ 관련 기사1 


'신궁 시뮬레이터(모의 교전기)'

국방일보 2011년 4월 20일자, 김철환 기자

(상) 신궁을 내몸같이… ‘일발필추’ 실력을 다진다
(하) 5초 내 적기 포착 … 90% 이상 명중률 자랑

■ 관련기사 2

국방일보·국방저널 기획
R&D 스토리 ‘승리의 믿음 - 신궁’

① “우리의 신궁은 紳弓, 信弓이다”
PSAM 개발의 도화선을 당기다
③ ‘그럼 장기간 기술 개발은 누구와 하나’
④ 노즈부분 항력감쇄기는 왜 대못 모양?
⑤ 탐색기 개발, 러시아와 손을 잡다
⑥ 표적 후미 아닌 동체 공격해 명중률 높여
⑦ 추진기관 - 첫 비행시험 실패 ‘신뢰성’ 확보에 주력
⑧ 신관·탄두, 최대 타격효과 보장
⑨ 휴대용 미사일인데 삼각대를 쓰는 이유?
⑩ 왜 新弓? 이름에 담긴 뜻은?
낡은 표적기, 정성 다했지만 안타깝게 추락
예상치 못한 상황....운용시험 중단
“신궁! 언제나 불러도 딸 같은 이름이다”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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