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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채법(背彩法)의 신록 오월
사월이 되면 나무에 연둣빛이 조금씩 돋아난다. 나무는 지난해의 사계를 기억한다. 여름은 칠흑처럼 짙은 푸름이었다. 가을이 깊어 가면서 산을 뒤덮던 푸른 나뭇잎은 노란색 낙엽이 돼 땅으로 떨어졌다. 온축의 시간 겨울이 왔다. 푸름은 땅속으로 숨어들어 갔다. 나무는 푸름을 다지며 봄을 기다렸다.봄이 왔다. 햇볕이 땅을 녹이자 얼어 있던 푸름이 녹기 시작했다. 푸름은 모세관을 타고 위로 오른다. 봄을 맞은 나무들은 서둘...
2026.05.18 16:22
군인의 아내로 산다는 것
김용우 서울과학기술대 석좌교수전 육군참모총장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한데 어우러진 5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슴 깊이 새긴다. 봄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이 계절,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이 있다. 바로 ‘군인의 아내’다. 그녀들은 꽃다운 청춘을 함께 나눠야 할 남편을 기꺼이 국가에 먼저 내준 사람이다. 민간의 부부라면 당연히 누리는 평범한 저녁식사,...
2026.05.17 11:49
‘교육 유랑민’ 軍 간부 신세, 이제 바꾸자
국방부가 매년 발표하는 ‘국방통계연보’는 방대한 군 통계자료를 담고 있다. 국가별 국방비부터 태권도 유단자 현황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채롭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간 것은 내 집 보유율이다. 최신 조사인 2024년 기준 소령은 약 42%, 중령 60%, 대령 63%, 장군은 66%였다. ‘별’을 달고서도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군 생활의 씁쓸한 단면이다. 요즘은 관사 혜택에만 의지하는 세상 물정 어두운 군인...
2026.05.14 16:09
학교 너머 삶을 배우는 시간
학창 시절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배운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같은 일반 교과를 학습하고 음악, 미술, 체육 같은 예체능 교과도 익힌다. 자율·자치활동뿐 아니라 동아리·봉사·진로활동으로 이뤄진 창의적 체험활동도 경험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필요한 것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즉 의무교육은 학생들이 한 사람의 좋은 어른으로 살아갈 힘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을 제...
2026.05.13 16:18
내 감정 훈련하기 딱 좋은 날!
지금까지는 나를 이해하고 좋아하고 친했던 가족·친구 중심의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왔다. 불편하고 기분 나쁘면 안 만나면 그뿐이었다. 그렇게 살다가 군에 갔다.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 나이도, 지역도, 취향도, 종교도, 살아온 경험조차 다른 이들을 군에서 한꺼번에 만난 것은 큰 정서적 충격이었다. 비슷하다고 여겼는데, 같은 일에도 생각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감정도 다르다.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고 괴롭힌다...
2026.05.12 16:08
언어적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속편이 20년 만에 나왔다. 뛰어난 실력과 넘치는 카리스마의 패션잡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는 나름 화려하게 건재하며 세월을 건너왔다. 앤디(앤 해서웨이)는 잘 성장해 저널리스트로 이름을 얻는다. 다른 삶을 걸어가던 두 주인공은 각자의 위기 상황에서 다시 만난다. 급변한 환경에 힘겹게 놓인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인쇄 매체의 저묾, 모든 예술적 가치가 데이터와 AI에 의해 대...
2026.05.11 16:10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며
요사이 틈날 때마다 법정 스님의 산문집 『물소리 바람소리』와 『텅 빈 충만』을 다시 읽었다. 1986년 10월에 나온 『물소리 바람소리』는 스님이 1975년 10월부터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지내는 동안 출간한 것이다. 그 뒤로도 강원도 산골 작은 오두막에서 청빈과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는데, 홀연히 속세를 떠나 자연을 벗 삼아 지내며 자연이 주는 순수한 가르침을 곧고 정갈한 글로 세상과 나눈 결...
2026.05.10 13:11
군대 계급, ‘특권’이 아닌 ‘생존의 OS’다
군대 계급 구조는 5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나 대한민국 사회에서 ‘계급’이란 단어는 여전히 불편한 울림을 남긴다. 군대의 엄격한 위계 구조는 낡은 권위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군을 가까이서 관찰해 보면 그 구조는 단순한 권위의 잔재가 아니다. 국가안보라는 극한 환경에서 조직이 오차 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된 정교한 ‘운영체제(OS)’에 가깝다. 군의 계급을 이해하려면 ‘권력&rsq...
2026.05.07 15:30
국내 최대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뉴토끼’ 폐쇄가 남긴 질문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뉴토끼’ ‘마나토끼’가 돌연 자진 폐쇄했다. 운영자는 사이트를 폐쇄한 뒤 다시는 운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뉴토끼·마나토끼 운영자는 일본으로 귀화한 상태에서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웹사이트의 영향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방문자 수 기준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이용자가 많...
2026.05.06 16:35
‘AI 사피엔스’ 군대와 에이전트 혁명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진화는 경이롭다. 특히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복잡한 작업을 하는 ‘AI 에이전트(Agent)’의 등장은 전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이러한 AI 에이전트의 능력이 실제 전장에 투입됐을 때 어떤 파괴력을 갖는지 보여 준 상징적 사건이 지난 1월 발생한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2026.05.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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