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합니다
진료 받기 어려운 전후방 각지의 장병 위해
24시간 원격진료 시스템으로 의료 접근성 높여
대면진료 추가 검사·치료 위해 군 병원 방문 땐
하루 만에 정밀검사·진단·입원까지 ‘속전속결’
국방부 적극행정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도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 ‘격오지 원격진료 패스트트랙’ 구축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 입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의 건강이다. 전후방 각지에서 군 복무에 매진하는 장병들이 혹시라도 다쳤을 때 신속하게,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크다. 국방부도 지난해 수립한 ‘군 보건의료 발전계획’ 등을 토대로 군 특성에 맞는 의료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의무사) 의료종합상황센터가 원격진료를 통해 격오지 근무 장병들이 군 병원 검사·진료를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에 눈이 가는 이유다. 최한영 기자/사진=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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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진료 토대로 빠른 정밀검사·입원까지
원격진료는 물리적 거리와 임무 환경으로 인해 의료 이용이 어려운 장병에게 적시 도움을 주기 위해 2015년 7월 최초로 시행했다. 감시초소(GP)·일반전초(GOP), 해군 함정 등 외부 출입과 이동이 쉽지 않은 곳에서 근무하는 장병이 주요 대상이다. 해외파병부대원도 임무 중 다쳤거나 질병에 걸렸을 경우 긴급귀국 여부 등을 판단하고 후속진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쓰이고 있다.
원격진료 중 응급환자는 아니지만 추가적인 전문진료나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남소윤(육군소령) 의료종합상황센터 상황대응팀장은 “일반적인 의료환경에서는 외래진료 후 검사 예약, 영상검사 시행, 결과 확인, 재외래 진료로 이어지는 과정이 통상적인 진료 절차”라며 “격오지 장병의 경우 의료기관까지의 이동거리와 교통 여건, 부대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통상적인 절차가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원격진료로 추가 검사나 전문진료 필요성이 이미 확인됐음에도 다시 일반 외래 절차를 처음부터 거쳐야 할 경우 진료가 여러 단계로 분절되고, 최종 진단과 치료 결정까지 불필요하게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군의관 수가 줄고, 최전방 부대의 자체 진료 여건이 위축되면서 이를 보완할 의료 인프라 도입이 시급하다는 인식도 결부됐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원격진료 패스트트랙(Fast-track)’ 절차는 장병들이 추가 검사나 치료를 위해 군 병원을 방문하면 하루 만에 정밀검사, 최종 진료방침 결정, 입원까지 마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군 병원을 찾더라도 초진, CT·MRI 예약·촬영, 결과 판독, 치료방침 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추가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원격진료 패스트트랙 절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난관도 많았다. 당일에 진료·검사·판독 및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목표인 정책 방향과 인력·자원이 한정된 군 의료현장 현실의 접점을 줄여야 했다. 격오지 전 부대로 대상을 넓히는 과정에서 기존 군 의료체계와의 조정, 의료영상 판독과 진료접수 체계 간 연계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무사 의료종합상황센터와 보건과·원무운영과 등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힘을 모았다. 영상 판독과 진료접수 연계 과정에서 각 담당 부서가 제기한 데이터 보안, 시스템 과부하 등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별 이행 방안을 제시하고,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은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해 해결했다.
원격진료 결과 대면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소견서를 출력·지참해야 하는 불편함도 해결해야 했다. 논의 끝에 디지털 기반 전자의무기록(EMR)에 ‘격오지 장병’ 확인 기능 도입을 시범 운용 후 확대하는 것으로 절충점을 마련했다.
24시간 공백 없는 의료환경 마련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6월 공식 도입된 원격진료 패스트트랙 절차는 격오지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장병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상시 원격진료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한 후 군 병원 대면진료로 바로 이어지는 환경을 마련해 24시간 공백없는 의료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병원 방문 후 진단, 치료계획 수립까지 평균 14일가량 걸리던 것이 하루 만에 가능해져 장병들의 복무 여건이 실질적으로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원격진료 패스트트랙 절차가 시행 한 달 만에 57명의 장병에게 적용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복무 중인 김진한 일병이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6월 27일 왼쪽 정강이 통증으로 원격진료를 받은 결과 추가 진료·검사를 위해 병원에 내원하라는 소견을 받았다. 이틀 후 국군수도병원을 찾은 김 일병은 외래진료, MRI 검사, 판독 후 연조직염(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해 피부와 피하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 확인되자 당일에 입원했다. 김 일병은 “원격진료 패스트트랙이 없었다면 외진 당일에는 진료만 보고 부대로 복귀해 MRI 촬영 일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것”이라며 “조금만 늦었어도 수술해야 했을 상황에서 진료 당일 검사와 입원까지 끝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간분야 적용 가능성도
의무사의 노력은 ‘2026년 국방부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국방부는 “원격진료 패스트트랙 절차가 격오지와 해외파병 장병들의 의료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했다”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적극행정 문화’를 형성하는 데도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원격의료 패스트트랙 절차는 민간 원격의료가 확대될 경우 의료 취약지역의 원격진료와 지역의료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군은 격오지와 해외파병지 등 의료 접근성이 제한된 환경에서 원격진료를 먼저 운영하며, 진료 이후 필요한 검사와 전문진료, 후속치료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해왔다.
문기호(육군중령) 의료종합상황센터장은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결국 환자 안전과 생명 보호라는 본질적인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현장과 병원을 더욱 촘촘하게 연결하는 원스톱 응급의료지원체계를 발전시켜 중증응급환자의 생존성을 높이고, 장애·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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