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중대장과 특기병, 준위로 다시 만나다

입력 2026. 08. 28   16:30
업데이트 2026. 08. 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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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락 육군준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60정보통신대대

군에서 맺은 인연은 때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 흘린 땀과 배움은 각자 자리에서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순간 더 큰 의미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2년 10월, 충남 논산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이병 이준호는 육군정보통신학교 특기병 6중대에 입교했다. M/W 후반기 교육을 받기 위해 처음 교육장에 들어선 그는 여느 신병들처럼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중대장이었던 나는 4주간 군인의 기본자세와 정보통신병으로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훈육을 담당했다.

교육을 마친 이 이병은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뒤 국군지휘통신사령부(국통사) 2정보통신단 예하부대로 배치됐다. 나는 이후에도 학교에 남아 수많은 특기병을 교육하며 정예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 후 우리는 서로 다른 부대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했다.

이 이병은 군 복무를 이어 가며 부사관의 길을 선택했다. 다양한 부대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자기계발을 지속한 결과 상사로 진급했고, 육군6보병사단 GOP 통신소대장으로 최전방에서 안정적인 지휘통신체계 유지에 이바지했다. 노력은 열매를 맺어 2026년 기술행정 준사관 선발에 합격하며 M/W 준사관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나 역시 2019년 암호 준사관으로 임관한 이후 국통사에서 암호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임무를 수행해 왔다.

2026년 6월, 14년 만에 뜻밖의 재회가 이뤄졌다. M/W 준사관으로 임관한 이 준위가 국통사로 전입했고, 나 역시 같은 부대에서 암호반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중대장님!” 익숙한 목소리에 뒤돌아본 순간 14년 전 교육생이었던 이병은 어느덧 같은 계급의 준위가 돼 있었다. 과거에는 교육자와 교육생이었지만, 이젠 대한민국 군 통신망을 책임지는 같은 분야 전문가이자 전우가 돼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그 순간 문득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군의 가장 큰 전투력’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당시 교육생이던 한 장병에게는 4주간의 후반기 교육이었지만, 그 시간은 직업군인의 꿈을 키우고 전문성을 향한 도전을 이어 가는 출발점이 됐는지도 모른다. 군은 첨단 무기만으로 강해지지 않는다. 사람을 믿고 성장시키는 선배가 있고, 그 가르침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후배들에게 다시 전하는 군인이 있을 때 조직은 더욱 강해진다.

경험은 전통이 되고, 전통은 전문성으로 이어져 우리 군의 전투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14년 전 교육생과 중대장으로 시작된 인연은 이제 같은 계급의 준사관이 돼 대한민국 군 통신을 책임지는 전우의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각자 자리에서 전문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군 통신 발전에 기여하며 후배들에게 또 다른 14년의 인연을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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