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 멈추고 봉쇄·경제제재 나설 전망

입력 2026. 08. 28   14:38
업데이트 2026. 08. 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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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도 글로벌 핵심·신흥 분쟁 동향 ② 중동전쟁

작전 성과 대비 기대 밖 전황 전개
이란 핵무장 저지 목표 달성 요원
전쟁 장기화 따른 작전 지속 부담

최근 재휴전 합의 발표 임박 보도
중간선거 앞두고 국내 여론 악화
북미 회담 등 이슈 전환 가능성도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전쟁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결렬이 자리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해왔으며, 지난해 6월 공습에서도 나타나듯 군사행동을 통해 이란의 핵무장을 적극 저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미국의 강경한 태도는 유지됐고, 협상 결렬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공습 결정으로 이어졌다.

전쟁 결심의 배경을 둘러싼 논란도 발생했다. 개전 당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상원 정보위원회 브리핑에서 대(對)이란 공습 취지를 설명하고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포함한 미국에 대한 임박한 위협의 대응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미국에 대한 임박한 위협은 없으며,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은 ‘선택에 의한 전쟁(War of Choice)’”이라고 반박했다. 이외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이란 군사작전 제안에 대해 외교안보 참모들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수락하고 군사행동에 들어갔다는 주요 언론의 주장도 있었다.

피트 헤그세스(왼쪽)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과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지난 3월 워싱턴 펜타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왼쪽)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과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지난 3월 워싱턴 펜타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개전의 명분과 이유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전 초의 전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의도하는 대로 진행되는 듯 보였다. 작전적 수준에서 상당한 성과를 도출한 것이다. 미 중부사령부의 개전 첫날 브리핑에 의하면 이란 방공망의 무력화, 제공권 장악, 미사일 발사대 등 주요 군사표적의 효과적 타격을 통해 무려 1000여 개에 달하는 표적을 타격했다.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 주도로 수행된 것으로 알려진 지도부 제거 작전에서 최고 종교지도자 하메네이를 포함, 40여 명의 지도자를 제거하기도 했다.

개전 후 약 1달 동안 미군은 1만3000여 개의 표적을 타격했다. 이러한 작전적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JADC2로 연결된 전영역(All Domain)의 역량 활용에 더해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표적 처리체계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미군이 팔란티어사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MSS)을 표적 설정 및 작전 기획업무에 활용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 제거 작전에 3개의 AI를 사용한 것도 보도됐다. 20여 년간 추진된 ‘전장무인화’가 실제 전장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이번 전쟁을 통해 공개된 미국의 첨단 군사력은 많은 국가를 자극했다. 이는 향후 다수 국가의 군사혁신 및 군사력 건설의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후 중동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기대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첨단 군사기술과 압도적 전력을 활용한 작전적 성과가 전쟁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를 조금 더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개전 초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전쟁 목표에 대해 이란의 핵무장 저지, 미사일과 관련 시설 제거, 해군력 제거 및 기타 안보 인프라 제거라고 했다. 압도적 능력을 통한 목표 달성으로 이라크전과 같은 장기전 수렁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목표가 달성됐는지는 회의적이다.

특히 이란의 핵무장 저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결심한 핵심 동기이자 목표다. 하지만 지난 6월, 60일간의 휴전과 파키스탄 중재로 개최된 협상에서 이란의 농축 핵물질 폐기 방안을 두고 이란이 미국의 방안(제3국 이전 및 폐기)에 대해 수용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미국의 그간 작전적 성과가 전쟁 목표 달성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나머지 목표들도 달성 여부가 불분명하다. 예를 들어 이란은 지하시설에 보존한 드론과 미사일을 공개했으며, 이를 활용해 사우디 주둔 미군기지와 조기 경보기 등 주요 자산을 타격했다. 미군의 압도적 항공타격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자신의 전력을 상당 수준 보존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해군력 제거라는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 오히려 미군의 이란 전투함 및 해군시설 파괴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봉쇄가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주도한 이란 지도부 제거도 이란의 항전 의지 및 전쟁 지속력 약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고 종교지도자 하메네이를 비롯한 40여 명의 지도부가 개전 첫날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후계자(모즈타파 하메네이) 추대가 이뤄졌다. 지정생존자인 라리자니가 사망한 뒤에도 혁명수비대를 위시한 고위급 인사들이 전쟁 지도와 대미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대와 달리 이란의 항전 의지와 전쟁 지도가 특정 인사가 아닌 이란의 국가안보시스템에 의해 유지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목표 달성이 지연되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작전 지속에 대한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저가 드론 등을 활용한 이란의 탄약 소모 유도로 초래된 미국의 탄약 재고 소진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7월 재개된 공습에서 미국이 탄약 재고의 부담으로 인해 추가 공습을 중단했던 것은 미국의 탄약 재고 소진이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7월 27일 미 CSIS가 발간한 보고서는 요격미사일 소진이 매우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군의 요격 미사일 재고 상황(패트리어트 827발 미만·사드 278발 미만)이 대중 군사 견제 등 태평양 지역 내 미군의 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쟁과 관련된 최근 동향은 미국과 이란이 다시 휴전에 합의했으며 곧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25일 러시아 국영매체 리아노보스티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개방을 포함한 휴전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핵심 이슈인 이란의 핵무장 포기 및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

같은 날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도 루비오 장관이 최근 일부 동맹국 외교장관에게 대이란 군사행동을 피한다는 취지의 정책 변화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 매체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공습)을 피하는 대신 호르무즈에서의 대이란 봉쇄와 강력한 경제제재를 통해 대이란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언론 보도는 적어도 미국의 중간선거까지는 대이란 군사작전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다. 나아가 트럼프가 이미 중동전쟁에 관심이 없어지고 대이란 군사행동을 사실상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의 군사작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달성이 요원하고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서 성과 없는 전쟁을 지속하기보다는 북미 정상회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다른 이슈로 관심이 전환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장욱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이장욱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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