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읽으니… 우리가 보인다

입력 2026. 08. 26   15:04
업데이트 2026. 08. 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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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多讀多讀, 장병에 전하는 책 이야기
46억 년 지구史 속 발견한 인간의 기적…인문학적 통찰로 흥미롭게 담아
우주 알고 나니 조국 더 소중해져…국토수호 용사 숭고한 사명 아름다워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 빌 브라이슨 지음 / 이덕환 옮김 / 까치 펴냄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 빌 브라이슨 지음 / 이덕환 옮김 / 까치 펴냄

 


AI 시대, 제너럴리스트가 인재로 뜬다

2026년 8월 놀라운 뉴스를 봤다. 인공지능(AI) 시대 대학에서 컴퓨터학과보다 철학과의 취업률이 더 높아졌고, 입시전형에서도 철학과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이 비인기 학과가 되면서 전공과를 폐지한다는 뉴스로 충격을 받았던 때가 불과 10여 년 전이었다. 초특급 변화무쌍인데, AI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한 우물을 판 스페셜리스트보다 다방면으로 통섭한 제너럴리스트로 급변한 까닭임이 분명하다.

나라 지키기도 바쁜데 다방면으로 통섭을?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독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문장에 길이 있다. ‘시카고 플랜(The Great Book Program)’이 있었다. 20세기 초반 시카고대는 그저 그런 대학이었다. 총장으로 부임한 로버트 허친스가 재학생이면 누구든 인문고전 100권을 읽지 않으면 졸업시키지 않는 제도를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시간이 흐르자 시카고대는 노벨상 수상자가 쏟아지는 명문으로 올라섰다. 이것이 독서의 힘이다. 단, 읽다가 재미없는 책은 과감하게 덮는 게 다독을 위한 훌륭한 자세다. 재미없는 책을 끝까지 읽겠다고 버티면 오히려 독서에 방해가 된다. 세상에 책은 많고 또 많다.


사람은 누구나 ‘기적’의 결과물

삶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불우한 인생이라며 괴로워한다. 그렇다면 일단 그대가 얼마나 기적의 행운아인지부터 보자. 그대의 부모, 그 부모의 부모, 그 부모의 부모의 부모를 거슬러 38억 년 동안의 수많은 직계 ‘조상 생물’ 중 누구도 짝짓기(결혼) 전 천재지변, 질병, 전쟁, 호랑이 등을 만나 죽은 일이 없었고 하나같이 이성 파트너를 유혹하는 매력과 자손을 낳고 기르는 능력을 지녔던 덕분에 현재의 그대가 존재한다. 이렇듯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은 ‘탁월한 과학 이야기꾼’ 빌 브라이슨이 우주 탄생의 빅뱅부터 46억 년 지구 역사에 ‘하루살이에도 오장육부가 있고, 이슬 한 방울에 우주가 들어 있다’는 인문학적 통찰을 얹어 흥미진진하게 ‘구라’를 푸는 책이다.

경부고속도로가 우주이고 그 위에 마구 뿌려진 소금 알갱이들이 별이라면 그중 하나가 지구다. 1682년 영국의 에드먼드 핼리는 지금과 비교도 안 되는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찰해 ‘핼리혜성’을 발견했다. 이는 경부고속도로 위 소금 알갱이 중 하나가 바람에 날려 움직이는 걸 찾아낸 것이나 다름없다. 눈으론 결코 감지할 수 없는 빛의 속도, 지구와 태양의 거리 등을 피나는 관측과 계산으로 밝혀내는 ‘수많은 핼리의 승부근성’만으로도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은 읽을 가치가 있다. 읽다 보면 유신론자는 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무신론자는 신의 부재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지키는 이 땅은 도대체 얼마나 소중한가 

우주 안의 지구는 작고 푸른 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알기로 우주에서 생물이 존재하는 곳은 지구뿐이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지구가 지금보다 5% 태양 쪽에 가까웠거나 15% 멀었다면 생물이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 점 안에 인류가 먹을 수 있는 민물은 빙하까지 포함해도 전체 물의 3%에 불과하다. 미량의 산소라도 있는 공기층은 아무리 높아야 16㎞, 우주가 책상이라면 표면의 페인트 두께도 안 되는 공기에 의존해 우리는 살고 있다.

지구의 바닷속부터 산 정상까지 생물이 사는 범위는 겨우 20㎞ 남짓이다. 우주 전체에 비하면 ‘말도 안 되게 비좁은’ 공간이다. 그런데 4억 년 전 어떤 생물종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와 산소를 호흡하면서 살겠다는 성급하고 무모한 결정을 내린 탓에 더위와 추위를 피해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은 바다를 포함 지구 전체 면적의 4%로 턱없이 줄어 버렸다.

휴전선으로 북쪽이 가로막힌 채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사실상의 섬이다. 연교차가 60도에 이른다지만 다행히 설악부터 한라, 독도까지 사람 못 살 곳이 없고 태평양에는 먹거리와 자원도 풍부하니 그야말로 축복받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내 형제와 이웃을 위해 이토록 귀하고 소중한 땅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용사야말로 진정 아름답지 아니한가!


필자 최보기 북칼럼니스트는 서평가이자 작가로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다. 『공무원 글쓰기』 저자로 ‘공무원·공공기관 문서 글쓰기’ ‘독서와 긍정의 힘’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필자 최보기 북칼럼니스트는 서평가이자 작가로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다. 『공무원 글쓰기』 저자로 ‘공무원·공공기관 문서 글쓰기’ ‘독서와 긍정의 힘’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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