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산업 격상 토대…지원체계 하나로
무역보험법·수출입은행법 등 6개
전용 무역보험·수출금융 법제화
생산부터 후속군수까지 묶어 지원
수출 전 과정 뒷받침 ‘신 성장동력’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흔들림 없이 경쟁할 수 있도록 방산 수출 전 과정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K방산 수출강화 패키지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방산을 단순한 무기 수출산업이 아닌 국가전략산업으로 격상하기 위한 토대를 만들고, 부처별로 흩어진 지원체계를 하나로 묶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K방산 수출강화 패키지법’을 공동으로 대표발의했다고 25일 밝혔다. 패키지법은 △무역보험법 △한국수출입은행법 △조세특례제한법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법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법(후속군수지원)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등 6개 법률안으로 구성됐다.
이번 법안들은 무기체계의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금융·세제·생산기반·기술보호·후속군수지원 등 방산 기업이 수출 과정에서 직면하는 구조적인 애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금융이 필요한 방산 수출의 특성을 고려해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의 역할을 확대하고, 국가전략기술에 방산을 포함하는 방안까지 담았다.
먼저 ‘무역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방산 전용 무역보험을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장기·대형 계약이 많은 방산 수출의 특성을 고려해 방산 분야 수출거래를 별도의 무역보험 대상으로 규정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가 한국수출입은행과 연계·협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방산 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대규모 수출계약에 따른 금융·보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한국수출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방산 등 전략산업에 대한 수출금융 공급 여력을 넓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동일차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법률로 규정하면서, 방산·조선 등 전략산업 수출에는 예외를 허용하도록 했다. 동일차주 신용공여 한도 규정은 특정 개인·법인 또는 그와 신용위험을 공유하는 기업집단에 금융기관의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다. 수출입은행은 동일차주에 자기자본의 50%, 동일 개인·법인에는 40%를 초과해 신용공여할 수 없도록 하되, 국가안보와 경제적 이익 증진에 중요한 산업은 예외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세제 지원도 강화한다.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은 방산을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포함해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와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넣는 내용이다. 방산 분야 우대공제율 적용 기한도 2031년 말까지 연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첨단 무기체계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상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가전략기술에는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운송 및 이동 수단, 바이오의약품, 인공지능(AI) 등이 지정돼 있다.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한 법안도 마련됐다.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방산 업체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대상을 기존 전용기기의 구매·설치에서 생산설비 확충 전반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방산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는 특정 기계를 구입하는 것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 설비 개선, 설비 증설, 공정 확대 등 다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개정안에는 방산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조세를 감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적시했다.
수출 이후의 후속군수지원까지 국가지원체계에 포함하는 법안도 함께 담겼다.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후속군수지원)’은 방산 발전 기본계획에 국방과학기술 이전 및 후속군수지원 등 수출산업협력 지원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했다. 특히 방위사업청장이 방산 업체에 지원할 수 있는 조치에 ‘구매국과 체결한 계약에 따른 후속군수지원 이행보증’을 추가했다. 최근 방산 수출이 완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부품 공급과 창정비, 기술이전 등 장기간의 후속 사업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방산기술의 수출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포함됐다. 현행법은 방위사업청장이 방산기술의 수출 및 국내 이전 과정에서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구체적인 조치의 범위가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방위사업청장이 방위산업기술의 수출 허용범위와 승인기준을 정하는 것을 명시했다. 핵심 방산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면서도 정상적인 기술수출과 이전은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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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개 법안이 입법 절차를 거쳐 통과되면 방산 수출 기업이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해 해외에 판매하고, 기술을 이전하며, 수출 이후 장기간 후속군수지원까지 수행하는 전 과정을 국가 차원에서 뒷받침하게 된다.
K방산은 최근 5년간 유럽·중동·동남아시아로 시장을 확대하며 세계 10위권 무기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2025년 수출액은 15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6년에는 200억 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프랑스 등 전통 강국과 비교하면 기업 규모·시장 지배력에서 격차가 있어, 장기 경쟁력은 후속군수지원 체계 강화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결국 K방산의 경쟁력은 단순 가격이 아니라 빠른 납기·생산능력·실전 운용경험·현지 생산·기술 이전을 결합한 ‘패키지 수출’에 있는 셈이다.
이번 패키지법 발의 소식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한국항공우주(KAI),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방산업계에서는 “세계 시장 확대에 맞춰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은 시의적절하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업계는 특히 방산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 확대 등이 수출 경쟁력 제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패키지법은 국방위에서 함께 활동해온 여야 국방·안보 전문가가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비역 육군대장 출신으로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의원과, 오랜 기간 국방·안보 분야를 취재해 온 유용원 의원은 방산이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데 공감하고, 공동 대표발의를 추진했다. 법안 발의에는 여야 의원 18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힘을 보탰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이번 패키지법은 방위산업 전용 무역보험 신설부터 세제 지원, 기술보호, 후속군수지원까지 우리 방산 수출의 전 과정에서 발목을 잡아 온 제도적 공백을 메우는 법안”이라며 “국익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유 의원과 뜻을 모았고, 국방위 안팎의 많은 동료 의원과 함께 조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법안을 대표발의한 유 의원도 “세계 방산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우수한 무기체계를 실제 수출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금융부터 후속군수지원까지 수출 전 과정을 뒷받침하는 제도가 필수”라며 “여야가 함께 마련한 패키지법을 통해 현장의 걸림돌을 해소하고, K방산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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