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취임 100일
인터뷰 박경수 군인공제회 상임감사
투자·자산 운용 선제 리스크 관리
기관투자형 감사모델 전환 구축
윤리경영·내부통제 문화 정착
현장 중심 소통 회원 신뢰받을 것
“감사는 조직의 잘못을 찾는 기능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나침반’이다. 회원의 입장과 시선에서 판단하며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 박경수 군인공제회 상임감사가 취임 100일을 맞아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해군본부 고등검찰부장,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군 핵심 법무 보직을 거친 박 감사는 지난 100일간을 조직의 내실을 다지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이바지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전통적인 ‘행정형 감사’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핵심인 ‘기관투자형 감사’ 전환 등 향후 감사 추진방향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글=조아미/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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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후 산하 법인체 등 현장을 둘러본 소감은.
“군인공제회는 설립 42년 만에 자산 규모 25조 원, 투자자산 14조 원에 이르는 기관투자로 성장했다.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대기업집단 자산 순위 30위권에 해당한다. 하지만 투자 규모가 10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에 반해 조직과 인력 규모는 거의 변화가 없다. 200명도 되지 않는 직원이 자산 25조 원 규모를 관리하는 것이다. 관점을 달리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조직과 돈의 흐름에 부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다 보니 금융 관련 부서가 주목받고 있는 반면 부동산과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관련 부서가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봤다. 국방부 수의계약이라는 도움이 사라지고 경쟁시장에 몰리자 생존에 급급한 사업체도 있는 등 ‘과거의 땅 짚고 헤엄치기’식 경영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는 걸 느꼈다.”
- 공공기관에 대한 윤리경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공공기관은 단순히 성과를 내는 조직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내부정보 부당 이용 등으로 논란이 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이해충돌 방지, 내부통제, 윤리경영에 관한 국민의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정부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과 공공성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윤리경영은 규정만으로 정착되지 않는다. 청렴과 윤리의 중요성을 지속 강조하고 경영진의 솔선수범을 유도, 윤리적 의사결정을 조직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이해충돌 예방체계를 강화하고, 내부통제체계를 실질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아울러 회원의 눈높이에서 판단해야 한다. 군인공제회의 모든 업무는 회원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회원의 눈높이에서 부적절하다면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
- 감사업무 수행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첫째는 독립성이다. 감사는 경영진과 협력해야 하지만 경영진 입장에 동화돼서는 안 된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객관성, 정치적·조직적 압력으로부터의 자유로운 판단, 사실과 원칙에 근거해야 한다. 둘째는 공정성이다. 사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공정성은 선입견을 배제하고, 동일 기준을 적용하며, 균형 있는 평가를 의미한다. 공정성이 확보돼야 구성원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전예방이다. 감사는 문제가 발생한 뒤 잘못을 찾아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위험을 발견하고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 감사에서는 사후 적발보다 투자 의사결정 단계에서의 사전통제가 훨씬 중요하다.”
-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감사방향은.
“군인공제회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회원 자산을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투자·운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감사시스템이 구축·운영돼야 한다. 취임 후 살펴본 결과 ‘행정기관형 감사’, 즉 사후적으로 조사·처분하는 감사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였다. 기존의 행정기관형 감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과거 군에서 근무하는 동안 행정기관형 감사를 통해 잘못된 관행이나 행위를 조사하고 밝혀 개선한 경험이 많다. 대형 투자기관으로 성장한 군인공제회는 그에 걸맞은 ‘기관투자형 감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투자규정에 맞았는가’ ‘결재권자는 적정했는가’ ‘계약은 적정한가’ 등을 묻는 사후감사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충분한 정보·전문성·견제와 균형 속에서 이뤄졌는가’를 묻는 상시감사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군인공제회는 주요 의사결정을 국방 분야 경력을 가진 경영진이 수행하는 특징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갖고 있다. 국방·행정 분야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로서 요구되는 투자·재무·리스크 관리·경영 분야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면이 있다. 대부분 장기 투자로, 어떤 문제점이 표면화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다. 의사결정 시점에 미리 충분한 검토와 리스크 관리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임기 중 군인공제회 특유의 거버넌스 구조를 고려한 통합적·체계적 감사시스템, 사전예방적 감사시스템, 지원하는 감사시스템의 기틀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 거버넌스 △투자 의사결정의 전문성 △리스크 관리의 독립성·효율성 △회원 자산의 수익성·건전성 △포트폴리오·집중위험 △투자 사후관리·조기경보 △이해상충·윤리·내부통제 △성과 책임·조직학습의 ‘8대 핵심 점검사항’을 정립하고, 연말까지 외부 연구용역을 거쳐 기관투자형 감사모델을 세울 계획이다.”
- 군인공제회 회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임감사로 취임 후 100일간 군인공제회의 현황과 미래를 살펴보고, 회원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더욱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감사의 역할과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군인공제회의 주인이 회원 여러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새겼다. 군 복무와 국방 현장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오신 회원 여러분의 신뢰가 있었기에 오늘의 군인공제회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감사의 모든 활동 역시 회원 여러분의 자산을 보호하고 신뢰를 지키는 데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독립성과 공정성, 청렴성을 감사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업무를 수행해 왔다. 앞으로도 투자와 자산 운용 전반의 리스크 관리체계를 자세히 점검하고, 윤리경영과 내부통제가 조직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예방감사와 현장 중심의 소통으로 회원 여러분께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군인공제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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