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을 심는 것은 일년지계, 나무를 심는 것은 십년지계, 사람을 심는 것은 종신지계다.”
인재를 키워 내는 교육이 곡식이나 나무를 기르는 것보다 훨씬 장기적인 안목과 숭고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 선조들의 지혜다.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 역시 “세계 생존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선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교육은 국가와 군의 존립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보루였다.
오늘날 우리 군이 직면한 군사교육환경은 거대한 도전과 전례없는 국방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먼저 인공지능(AI), 로봇, 우주, 사이버 등 첨단 과학기술이 군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장병들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의 수준이 과거 대비 매우 높아지는 등 급격한 전장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또한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구조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병역자원의 절대적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는 곧 ‘양 중심’에서 ‘정예화된 질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 이러한 국방환경 변화에도 현재의 군사교육체계는 여전히 군 내에서 소집교육 위주로 이뤄져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육성에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해군은 군사교육의 대대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 중이다. 소집교육 기간을 단축해 실무부대 부담을 덜어 주면서 군 복무 중에도 상시 직무 역량 개발이 가능한 새로운 교육모델 ‘TBL(Triple Blended Learning)’을 고안했다.
‘TBL’은 민간 분야의 온·오프라인 혼합형 학습(Blended Learning)을 군 특성에 맞게 확장·발전시킨 개념으로 ‘소집교육’ ‘원격교육’ ‘민간 전문교육’의 3가지 축을 유기적으로 병행하는 방식이다.
먼저 ‘소집교육’은 핵심 교과 위주로 압축해 진행하는 개념인데, 현재 해군교육사령부 주도로 단축교육을 시범운영 중이다. ‘원격교육’은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확보 후 제공하고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교육체계를 활용해 상시학습체계를 구축, 소집교육 단축으로 인한 공백을 메운다. ‘민간 전문교육’은 개인이 군 복무 중 원하는 시기에 맞춰 민간 전문기관의 교육과정을 이수함으로써 첨단 기술 트렌드를 습득한다.
해군은 2025년 TBL의 개념 구상을 시작으로, 2026년부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소집교육 단축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양질의 원격교육 콘텐츠 제작·확보, 민간 전문교육 예산 확보 등 여전히 난제들이 남아 있다.
미래 인재 육성은 단순히 군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국방환경 변화에 발맞춘 군사교육체계의 과감한 재편(Reframe)이 성공하려면 군의 주도적 혁신 위에 산·학·연을 비롯한 민간 분야의 긴밀한 협력과 국가적 지원이 반드시 융합돼야 한다. 군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준비는 바로 이 군사교육체계의 대전환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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