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방정책의 주요 화두는 병력자원 감소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자원 활용 및 아웃소싱 확대다. 현재 후방지역 경계, 조리, 복지, 시설 등이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국방·군사시설 건설 분야 역시 포함돼 있다.
국방·군사시설 건설은 단순한 ‘시설물의 운영·관리’와 동일선상에서 다룰 수 없으며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과거 군사시설 지원이 후방지역의 주거·병영시설 제공 등 수동적 역할에 머물렀다면 미래의 국방·군사시설 건설은 지상·해상·공중·전자기·사이버·우주를 아우르는 ‘다영역 동시통합작전’ 수행을 보장하는 핵심 전투행위다. 군사시설은 단순히 군대를 수용하는 건물이 아니라 무기체계의 일부이자 작전 수행의 기반이 되는 전투력의 핵심 플랫폼이다.
인구 감소 속에서 현재의 군시설 조직만으로 모든 건설·관리업무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작전·보안 등 군사적 특성이 강한 분야는 군 주도로 하고, 주거·복지 등 비군사적 분야는 민간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요하다. 군이 주도해야 할 핵심 영역은 민간 전환 시 정보 유출이나 작전 차질 우려가 큰 분야다. 지휘통제 및 국가중요시설, 비대칭 위협 대응 방호시설(전자기펄스·화생방 등), 전시 즉각 투입을 위한 피해 복구, 시설 보안 및 국유재산의 전략적 관리 등은 군이 직접 해야 한다. 반면 민간 전환 가능 영역으로는 병영·주거시설, 교육·저장시설, 복지시설 등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분야로 과감히 민간에 맡겨 군 인력이 전투 및 핵심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방·군사시설 건설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는 첫째, 각 군 공병부대는 핵심 국방·군사시설 건설 역량을 갖추도록 조직을 보강하고 전시 기반시설 복구 및 안정화 지원 능력을 확보하고 지속 검증해야 한다. 둘째, 국방시설본부는 군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작전지휘 및 지원시설, 비밀사업, 방호·EMP·화생방시설 등 군 주도 핵심 사업 집행에 최적화된 구조로 개편돼야 한다.
국방은 일반 경영과 달리 ‘국가 생존’이라는 본질적 특수성을 갖는다. 민간자원 활용 확대는 효율성을 제공하지만, 군의 특수성과 전시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트레이드오프 요소를 지닌다. 군사적 핵심 영역의 주도권 확보와 비군사적 영역의 과감한 민간 전환이라는 균형 잡힌 하이브리드 전략만이 미래 전장환경에서 승리하는 안보 기틀을 완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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