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알아야 할 ‘주거 사다리’
월세·전세·매매 등 주거 형태 다양
대출·금리, 소득·나이별 조건 달라
목돈 부족한 초년생은 ‘청년월세’
낮은 임대료 원할 땐 ‘공공임대’
내 집 마련 땐 ‘청약통장’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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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여전히 부담스럽고 월세는 매달 통장을 압박합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어디에서 살 것인가’는 취업 못지않은 고민거리가 됐습니다. 특히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이나 취업을 준비한다면 전월세 계약부터 대출, 내 집 마련까지 낯선 선택지를 한꺼번에 마주하게 됩니다.
정부도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는 청년 맞춤형 주거지원과 미래소득 인정 범위 확대, 보금자리론의 이른바 ‘결혼 페널티’ 완화 등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제도마다 소득과 자산, 나이 등 조건이 달라 ‘내가 받을 수 있는 지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같은 청년이라도 대학생인지, 취업준비생인지, 사회초년생인지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전역을 앞둔 청년은 어떤 제도부터 살펴봐야 할까요.
목돈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주거 형태 가운데 하나는 월세입니다. 보증금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월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월세 부담이 크다면 정부의 청년월세 지원사업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19~34세 무주택 청년 가운데 소득·재산 기준 등을 충족하면 월 최대 2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 24개월 동안 지원받는다면 총 480만 원입니다.
다만 소득과 자산 요건이 적용됩니다. 올해 모집 기준 청년가구는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면서 자산이 1억2200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원가구 역시 중위소득 100%, 자산 4억7000만 원 이하 등의 요건이 적용됩니다. 올해 신규 신청은 지난 5월 마감된 만큼 향후 모집 일정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취업 후 근로소득이 발생한다면 월세 세액공제도 챙겨볼 만합니다. 현재 연봉이 8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근로자가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거주하면서 월세를 내면 연말정산 때 월세액의 15%, 연봉 5500만 원 이하라면 17%를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청년 주거비 지원사업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어느 정도 보증금을 마련했다면 전세도 선택지가 됩니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이 자기 돈만으로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때 먼저 살펴볼 것이 청년 대상 정책금융입니다. 주택도시기금에서는 일정 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반 시중은행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다만 ‘얼마까지 빌릴 수 있는지’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보증금이 커질수록 매달 내야 할 이자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월세와 대출이자뿐만 아니라 관리비와 이사비, 중개보수 등을 함께 비교해 실제 부담하는 비용을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 계약에서는 안전성도 중요합니다.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주택의 권리관계와 선순위 채권, 근저당 등을 살펴야 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한 주택인지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싸고 좋은 방’만큼 ‘내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집’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 없다면 공공임대주택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지방 공기업 등은 청년과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어 주거비를 줄이면서 목돈을 모으려는 청년에게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하거나 취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생활할 지역에 청년 대상 임대주택이 공급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지역과 유형별로 모집 시기와 조건이 다른 만큼 전역 직전에 급하게 알아보기보다 미리 모집 공고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적으로 내 집 마련을 계획한다면 청약과 정책금융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초년생은 현재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아 대출에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금융회사가 장래소득 인정 여부와 이에 따른 대출 한도를 차주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당장 소득이 낮더라도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이 있는 청년의 대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고 무리하게 돈을 빌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정책대출 역시 결국 갚아야 하는 빚인 만큼 매달 감당할 수 있는 원리금을 기준으로 주택 구입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월급뿐 아니라 향후 이직이나 결혼 등으로 소득과 지출이 달라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여유 있게 자금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첫 집 마련을 준비하는 청년이라면 생애최초 요건도 살펴볼 만합니다. 정부는 8·13 대책을 통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등 관련 기준을 합리화해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문턱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내 집 마련이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청약통장부터 준비할 수 있습니다. 청약은 주택 유형에 따라 가입 기간과 납입 횟수 등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기간 준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무주택 청년이라면 청년 대상 청약통장의 우대 혜택도 확인해볼 만합니다.
전역을 앞둔 장병이라면 자신의 주거 계획부터 세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학 후 학교 주변에서 단기간 거주한다면 월세 지원이나 공공임대를, 취업 후 한 지역에서 장기간 생활할 계획이라면 정책 전세대출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후 소득과 자산이 형성되면 청약과 정책금융을 활용한 내 집 마련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월세와 전세, 내 집 마련 가운데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소득과 자산, 직장 위치와 향후 계획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청년 주거지원은 대부분 본인이 지원 대상인지 확인하고 직접 신청해야 합니다.
전역 후 살 집을 알아본다면 부동산 앱을 켜기 전에 정부와 공공기관의 청년 주거지원 제도부터 확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지원 제도 하나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든든한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필자 최아영은 매경AX 기자로 국내외 주식시장을 취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사·자산운용사를 출입하며 증시 흐름과 증권가 소식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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