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 부임, 기대를 전한다

입력 2026. 08. 17   16:04
업데이트 2026. 08. 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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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한미동맹 중요한 조정기에 부임
전작권 전환·핵잠 등 현안 산적
양국 신뢰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
동맹 강화 든든한 가교 되기를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달 30일 부임하면서 18개월간 이어진 정식 대사 공백이 끝났다. 오랜 공백 끝에 부임한 만큼 기대도 크다. 특히 지금 한미동맹은 이미 중요한 조정기에 들어서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국이 자국과 역내 위협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미국은 결정적이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 역할을 맡는다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한미동맹의 역할과 부담 분담, 전력태세 등 여러 영역에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전환기일수록 주한 미국대사의 가교 역할은 중요하다. 워싱턴의 구상과 의도를 한국에 정확히 설명하는 한편, 한국 정부와 국회·전문가·국민의 기대와 우려를 미국에 충실히 전달해야 한다. 한국의 정책이 동맹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면 이를 짚고, 미국의 정책이 한국의 안보 현실과 동맹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면 워싱턴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다섯 가지 분야에서의 기대를 전한다.

첫째는 전작권 전환이다. 한미는 올해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료를 추진하고 있지만, 전환 속도를 둘러싼 온도 차는 분명하다. 조건 충족을 중시하는 미국과 보다 빠른 전환을 추진하려는 이재명 정부 사이의 이견은 불가피하다. 대사의 임무는 이를 직시하고, 서로의 입장과 우려를 정확히 전달·조율해 이견이 더 큰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나아가 전작권 전환이 미래 연합방위체제를 더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 되도록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는 핵추진잠수함 협력의 제도화다. 핵추진잠수함은 국내적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미 간 협력의지를 가늠하는 상징적 사안이 됐다. 대미투자와 동맹현대화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협력 원칙과 절차를 문서화한 ‘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고, 대사는 이를 위한 양국 정부의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

셋째는 인적교류다. 최근 B비자를 신청한 한국 국적자의 거절률은 2024년 14.97%에서 2025년 24.73%로 상승했다. 지난해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단속에서는 300명 이상의 한국인이 구금됐다. 여기에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을 이용하는 한국인들의 ESTA 승인도 지연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안내하는 통상 72시간을 넘어 수일간 ‘승인 대기’ 상태가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동맹현대화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인력과 기업인의 이동마저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넷째는 쿠팡 문제다. 2025년 개인정보 유출 이후 한국의 제재에 대해 미 의회가 미국 기업 차별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 정부가 반박하면서, 쿠팡 문제가 양국 간 맞대응 사안으로 확대되고 있다. 스틸 대사가 인준청문회에서 미국 기업의 상호적 시장접근을 강조했던 만큼, 미국 측의 우려를 한국에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내 현황과 여론을 워싱턴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감정적 맞대응이 동맹 전반으로 번지는 것은 결국 한미 간 균열을 원하는 경쟁국과 북한에만 이로운 일이다.

마지막은 여타 민감 현안의 관리다. 국내적·실무적 사안도 언제든 양국 간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주권과 안보, 국내정치가 얽힌 사안일수록 작은 오해가 불신으로 번지기 쉽다.

한미동맹이 조정기에 들어선 지금, 중요한 것은 모든 현안에서 이견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불가피한 이견을 정확히 직시하고 관리하면서 양국의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고 변화 속에서도 동맹이 더 강해질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신임 대사에게 기대되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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