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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식단표를 보며 삼계탕이나 닭요리를 기대하고 있을 전우가 많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는 말복(末伏)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8월 14일은 단순히 무더위를 식히고 보양식을 챙겨 먹는 날로만 지나쳐선 안 될 아주 특별한 의미가 담긴 날이기도 하다. 바로 국가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께서는 긴 침묵을 깨고 최초로 피해 사실을 세상에 공개 증언하셨다. 할머니의 용기 있는 고백은 숨겨진 아픈 역사를 세상 밖으로 끌어냈고, 수많은 피해자의 존엄을 되찾는 노란 나비의 날갯짓이 됐다.
오늘따라 가슴이 더 무거워지는 이유는 당시 모진 비극을 겪어야 했던 피해자들의 나이 때문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지금 우리 부대에서 미래를 꿈꾸며 훈련받는 용사들과 다름없는 꽃다운 나이의 청춘들이었다. 일제감점기 국가가 국민을 지켜 주지 못했을 때 우리 민족이 치러야 했던 대가는 참혹했고 감언이설과 강제납치, 협박 속에 이국땅으로 끌려간 피해자들의 비극은 국권 상실이 가져온 비인도적 참상 그 자체였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어야만 했다.
1991년 8월 14일 17세의 어린 나이에 참혹한 피해를 겪으셨던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첫 증언으로 묻혀 있던 역사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고 전국의 생존자들도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군 위안부의 아픔이 인권문제로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고, 2017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매년 8월 14일이 공식적·법적 국가기념일로 확정됐다.
우리가 말복의 더위에도 훈련에 임하는 이유, 밤을 새워 초소를 지키는 이유는 명확하다. 다시는 이 땅에 우리 아이와 청춘들에게 이러한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함 때문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준비하는 군대만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전우들에게 한마디를 건네보려 한다. “오늘이 말복이기도 하지만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기도 하다”고 말이다. 든든한 보양식으로 육신의 기력을 채우는 데 더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삶과 용기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짚으며 되새기는 날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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