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공군들 사이에서 압도적 힘 빛났다
지구 반대편 하늘에서 다국적 편대군 주도하다
치열했던 훈련 현장
본부·부대 장병 한마음으로 준비
항공기 결함·활주로 확인 또 확인
7시간30분 무중단 전개 쾌거 이뤄
K공군에 쏟아진 찬사
임무·전술 가장 완벽히 이해·구사
비행·브리핑 등 모든 과정 체계적
전문성·신뢰 바탕 태도 높이 평가
호주 다윈기지 르포
‘첫 여성 훈련단장’ 하정미 대령에게 듣다
호주 다윈기지에서 펼쳐진 다국적 연합공중훈련 ‘2026 피치블랙(Pitch Black)’이 지난 7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우리 공군은 이번 훈련에서 5900㎞ 무중단 전개라는 기록과 함께 16개국 110여 대의 항공기가 투입된 거대한 실전 무대에서 다국적 편대군을 진두지휘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 중심에는 KF-16 전투기와 100여 명의 훈련단을 완벽하게 이끈 20전투비행단 하정미(대령) 훈련단장이 있었다. 하 단장은 우리 공군 최초의 여성 KF-16 전투조종사다. 이번 훈련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면서 우리 공군의 피치블랙 ‘첫 번째 여성 훈련단장’이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하 단장에게 치열했던 훈련 현장과 성과를 들어봤다. 임채무 기자/사진=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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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0㎞ 무중단 전개 비결은?
하 단장은 가장 먼저 훈련단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5900㎞의 전개부터 복귀까지 한 달 가까운 기간 6대의 전투기와 100여 명의 훈련단을 이끌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며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던 것은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인원·물자 전개를 지원한 기동기 전력과 함께 훈련을 계획·통제한 공군본부, 각급 부대 장병들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달려온 결과”라고 소회를 밝혔다.
KF-16 편대가 7차례의 공중급유를 받으며 7시간30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호주 다윈기지까지 날아간 ‘무중단 전개’는 조종사의 정신력만으로 이뤄진 쾌거가 아니었다. 하 단장은 이를 ‘오랜 시간 다져온 치밀한 준비의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하 단장은 “조종사들은 그저 7시간30분을 날아간 것이 아니다”면서 “공중급유를 받으며 발생할 수 있는 항공기 결함과 비정상 상황에 대비하고, 경로 전방에 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를 끊임없이 확인하며 비행했다”고 말했다.
연합작전 주도…외국군도 감탄
이번 피치블랙에서 우리 공군은 다국적 연합편대군의 작전을 총괄하는 임무지휘관(MC)과 적 항공전력을 모사하는 적군 임무지휘관(RED MC)을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 단장은 훈련의 가장 큰 성과로 “대한민국 공군이 연합작전을 이끌 수 있다는 굳건한 신뢰를 얻은 것”을 꼽았다. 그는 “대규모 편대군 임무에서는 어느 한 국가의 특별히 뛰어난 전술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우리 공군 조종사들은 MC와 RED MC를 모두 수행하며 다양한 국적·기종을 하나의 팀으로 묶어 완벽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한민국 공군이 훈련에 단순히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연합작전을 직접 계획하고 이끄는 주도적 단계에 도달했음을 세계에 입증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언어와 지휘체계가 다른 외국 공군과의 ‘상호운용성’ 역시 합격점을 훌쩍 넘었다. 하 단장은 “데이터링크 운용, 전술 협조, 공중전 수행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호주를 비롯한 참가국과 한 팀으로 작전을 수행했다”며 “언어의 차이는 임무수행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뛰어난 역량에 타국 지휘관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우리 공군이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전문성과 신뢰’였다. 하 단장은 “호주의 한 고위급 지휘관은 ‘한국이 영어권 국가가 아님에도 임무와 전술을 가장 완벽하게 이해하고 구사하는 군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며 “비행뿐만 아니라 브리핑, 임무 준비, 시간 준수 등 모든 과정이 매우 체계적이고, 장병들의 높은 숙련도와 성실한 태도가 여러 국가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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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하늘 수놓은 국산 항공기들
이번 훈련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출한 인도네시아 공군의 T-50i와 필리핀 공군의 FA-50PH가 한국 공군과 나란히 하늘을 누빈 상징적인 무대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우리 공군과 인도네시아·필리핀 공군은 같은 주기장을 사용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접점이 많았다.
하 단장은 “지구 반대편에서 훈련하면서 ‘한국’을 느낀다는 것은 자부심 그 자체였다”며 “주기장에 나란히 선 KF-16, FA-50PH, T-50i를 한눈에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찼다. 대한민국 기술로 개발된 항공기들이 국적은 달라도 공중에서 서로를 엄호하며 하나의 편대군으로 작전을 수행할 때 큰 애국심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우리 공군은 각국의 훈련단과 서로의 항공기를 소개하고 선물을 나누며 교류했다. 특히 한국에서 비행훈련을 받아 조종복 어깨에 한글로 ‘출격’이라는 패치를 붙인 필리핀 조종사, 시뮬레이터 탑승을 위해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았다는 인도네시아 조종사들의 모습은 방산 강국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격을 다시 한번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성공적 훈련 뒤 숨은 땀방울
100여 명의 병력을 낯선 환경에서 이끄는 지휘관의 자리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더욱이 공군 최초 여성 KF-16 전투조종사라는 타이틀에 더해 ‘피치블랙 첫 여성 훈련단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까지 짊어졌다. 기후, 언어, 비행 환경이 모두 다른 타국에서 어느 한 분야의 문제가 전체 작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에 부담감도 컸다. 하 단장은 핵심 참모들과 끊임없이 논의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는 “지휘관은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이 최고 역량을 발휘하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임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특히 완벽한 훈련을 뒷받침한 지원 요원들에게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하 단장은 “묵묵히 땀 흘려준 그들이 없었다면 비행은 불가능했다”며 “조종사인 저 역시 이번 훈련에서 군수팀의 수고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오직 최상의 항공기 상태를 위해 결함을 수정하던 정비, 무장, 보급, 수송 요원들의 열정과 전문성은 참으로 멋졌고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언제든 국민 일상 지키겠다”
호주의 광활한 공역과 다국적 훈련 환경은 우리 조종사들의 작전 시야를 획기적으로 넓히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 또한 낯선 환경, 언어가 다른 외국군과의 비행 등 새로운 도전을 훌륭히 이겨낸 경험은 향후 공군 전술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 단장은 이러한 소중한 교훈을 전술 발전과 후배 양성에 온전히 쏟을 계획이다. 하 단장은 조국 영공수호를 향한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공군은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피치블랙은 대한민국 공군이 연합작전을 주도하는 역량을 세계에 보여준 의미 있는 계기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공군은 언제, 어디서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완벽한 대비태세로 영공수호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2026 피치블랙 기록들…
1. 5900㎞ 무중단 전개
KF-16 편대 7차례 공중급유 받으며
7시간30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호주 다윈기지까지 비행
2. 16개국 110여 대 항공기 투입
공군 20전투비행단 중심
KF-16 전투기 6대
100여 명 훈련단 파견
3. 다국적 편대군 진두지휘
작전 총괄 임무지휘관(MC)
적 항공전력 모사
적군 임무지휘관(RED MC)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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