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지적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입력 2026. 08. 12   15:50
업데이트 2026. 08.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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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공적말하기연구소 대표
정연주 공적말하기연구소 대표


관리자 유형 가운데 ‘갈매기 관리자’라는 말이 있다. 평소엔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도 없다가 누군가 실수를 저지르는 순간 갑자기 ‘날아와’ 고함을 치고 온갖 불평을 ‘똥을 싸듯이’ 쏟아부은 뒤 떠나 버리는 리더를 가리킨다. 조련사가 범고래를 칭찬하며 긍정적인 관계로 이끄는 방법에 주목한 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언급된 무능한 리더 유형으로, 저자가 갈매기의 갑작스러운 ‘똥 공격’을 경험했던 건 아닐까 짐작하게 만드는 명명이다.

이 책은 잘못보다는 긍정적 일에 관심을 두고, 부정적 일이 생겼을 때는 긍정적 방향으로 유도하는 행동방식을 권한다. 저자는 어렵고 수준 높은 일에 비해 조직에서 구성원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쉽고도 무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과연 그럴까?

사실 지적도 제대로 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 이유를 지적받는 이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며 살펴보자.

우리 뇌는 타인의 지적을 단순한 정보가 아닌 ‘신체적 부상’과 같은 수준의 ‘위협’으로 감지한다. ‘뭘 그렇게까지?’ 싶겠으나 타인으로부터 비판이나 부정적 평가를 받을 때 뇌가 보이는 패턴을 영상으로 확인하면 신체적 통증을 느낄 때 반응하는 뇌 영역이 강하게 활성화한다. 다시 말해 지적이나 상대보다 더 못했다는 등의 비교 정보 처리에 일관되게 관여하고 활성화하는 뇌의 영역과 실제 물리적 고통이 있을 때 활성화하는 뇌 영역이 공유된다는 것이다.

또 스트레스 신경과학 연구 등에 따르면 지적과 같은 ‘위협상황’을 만난 뇌는 감정 센터인 편도체가 과하게 활성화하고, 고차원적 사유와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순간적으로 억제된다고 한다. 지적을 받으면 일단 뇌는 ‘위협·방어모드’로 전환돼 조언을 논리적으로 흡수하지 못하는 생리적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적을 주고받을 때 느껴지는 어색함과 방어적 태도는 인간의 뇌가 ‘위협’을 처리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하! 그러니 제대로 지적하려면 상대방의 편도체를 자극하는 위협적 말이 아닌 전두엽을 일깨우는 말을 하는 게 좋겠다.

편도체가 활성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적이 ‘내 인격과 존재에 대한 공격’으로 느껴질 때다. “매사에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이군”과 같이 마치 인격을 규정하는 듯한 말은 즉각적인 생체 방어막을 치게 한다.

좀 더 전두엽을 일깨우기 위해선 철저히 ‘관찰된 사실’에서 말을 출발하면 좋다. “보고서 제출기한이 예정보다 이틀 늦었네”처럼 감정과 해석을 뺀 객관적 사실만 제시하는 것이다. 판단이 아닌 사실을 마주할 때 뇌는 위협 감지를 낮추고 일어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복기한다. 나아가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려면 그 행동이 가져온 ‘파급효과’를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출이 지연되면서 다음 단계 검토일정에 차질이 생겼어”와 같이 조직에 미친 실제 영향을 담담히 짚어 줘야 한다. 지적이 ‘나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임을 깨닫게 하는 게 핵심이다. 그래야 전두엽을 활용한 논리적 사고가 가동한다. 올바른 지적의 마침은 미래 지향적인 질문이 좋다. “기한을 맞추기 위해 어떤 보완이 필요할까?” “지원해 줄 부분은 없겠나?”라며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질문을 받은 구성원의 뇌는 비로소 방어모드를 해제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전두엽을 한껏 가동할 것이다.

‘갈매기 관리자’의 결정적 실수는 대화가 아닌 ‘일방적 불평’을 던진다는 점이다. 주도권을 빼앗긴 구성원의 뇌는 수동적인 복종이나 억울함만을 새긴다. 리더가 구성원의 잘못을 드러내 말하는 이유는 조직의 목표를 이해시키고 구성원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리더로서 나의 말이 구성원의 편도체를 자극하는 날카로운 위협이 될지, 전두엽을 일깨워 함께 길을 찾아 나서는 나침반이 될지 잘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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