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전투력으로 바꾸는 군으로 진화

입력 2026. 08. 11   15:17
업데이트 2026. 08. 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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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소령 해군본부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김현우 소령 해군본부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우리 군이 인공지능(AI) 모델과 학습데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통합하는 ‘국방 AI 공통기반’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단순히 여러 데이터와 연산자원을 한곳에 모으는 수준에 머문다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 반드시 기술 플랫폼 구축과 함께 국방 온톨로지와 현장 데이터 문화를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 이는 기술개발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군의 업무방식과 지휘문화에 관한 문제다.

온톨로지는 군이 다루는 부대·장비·인원·임무·위협·지역 등의 개념과 속성, 상호관계를 공통된 언어로 정의하는 체계다. 예를 들어 ‘장비 가동 가능 상태’라는 데이터도 부대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이런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데이터가 아무리 많이 축적돼도 AI는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고, 지휘관 역시 신뢰할 수 있는 판단 근거를 얻기 힘들다.

팔란티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데이터 분석 기능 때문만이 아니다. 팔란티어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와 전략담당자를 고객 조직에 투입해 실제 업무와 데이터가 생성되는 과정을 파악한다. 공식 문서뿐만 아니라 누가 어떤 정보를 만들고, 어떤 기준으로 상태를 판단하며, 보고과정에서 무엇이 누락되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한 뒤 이를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구조에 반영한다. 이는 온톨로지가 책상 위에서만 설계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우리 군도 마찬가지다. 국방부나 각 군 본부가 정책과 표준을 만든다고 국방 온톨로지가 자동으로 정착되는 건 아니다. 데이터의 대부분은 최하위 부대와 일선 실무자에게서 최초로 생산된다. 모든 장병이 온톨로지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입력하는 정보가 다른 부대의 판단과 작전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해해야 한다.

‘국방 AI 공통기반’의 성패는 해외 플랫폼과 유사한 기능을 얼마나 빠르게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핵심은 최일선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동일한 의미와 기준으로 축적되고, 그것이 상급부대의 지휘결심과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 정확한 데이터가 아래에서 올라오고, 지휘부가 그 데이터에 따라 기존 판단을 수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는 전투력으로 전환된다.

결국 ‘국방 AI 공통기반’은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우리 군의 새로운 의사결정방식이어야 한다. 전장의 AI는 지휘부의 거대한 화면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최일선 장병이 입력한 한 건의 데이터, 그것을 공통의 언어로 연결하는 온톨로지, 현장에서 올라온 데이터가 기존의 보고나 지휘관의 판단과 충돌하더라도 이를 외면하지 않고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지휘문화가 만날 때 완성된다.

이 3가지를 함께 바꾸지 못한다면 ‘국방 AI 공통기반’은 또 하나의 정보체계에 머물 것이다. 반대로 이를 바꿔 낸다면 우리 군은 데이터를 보유한 군을 넘어 데이터를 전투력으로 바꾸는 군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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