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를 살리는 힘 결연한 정신전력서 나온다

입력 2026. 08. 11   15:17
업데이트 2026. 08. 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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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빈 육군대위 국군의무학교
백승빈 육군대위 국군의무학교


무인화·과학화된 첨단 무기체계가 전장을 지배하는 이면엔 여전히 피 흘리며 쓰러지는 병사들이 있다. 그 곁에는 떨리는 손으로 지혈대를 감아 주는 전우도 있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정점에 달한 시대일수록 한 명의 전투원을 살려 내는 ‘전우의 손’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전략자산이 된다.

전장의 참혹함 속에서 생사를 가르는 골든아워는 얼마나 될까? 총상이나 폭발로 인한 대량 출혈환자의 경우 그 시간은 불과 수 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짧고도 긴박한 순간 쓰러진 전우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바로 옆에서 함께 피 흘리며 싸우던 전우의 두 손이다. 최근 우리 군이 전술적 전투부상자처치(TCCC) 교육을 전군으로 확대하며 질적 내실을 다지는 한편 국군의무학교가 최전방 부대까지 찾아가 교육의 실전성을 제고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의무학교 강의실에서 교보재를 만지며 집중하는 장병들의 눈빛을 지켜보면 정훈교관으로서 한 가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과연 완벽한 지혈대 결속기술과 응급처치 지식만으로 전우를 살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술 그 이상의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TCCC의 핵심인 ‘교전 중 처치’ 상황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생존본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드론의 위협과 포화의 공포를 뚫고, 피투성이가 된 전우에게 기어이 손을 뻗게 만드는 그 뜨거운 용기는 대체 어디서 시작되는가? 그것은 단순한 반복 숙달이나 지식뿐만이 아니다. 바로 옆의 전우를 반드시 살려 내고야 말겠다는 굳건한 전우애와 군인으로서 사명감, 즉 확고한 ‘정신전력’이다. 전장에서의 정신전력은 전우의 맥박을 뛰게 만드는 가장 강력하고 실질적인 생존기술이다.

‘살려야 한다’는 우리 의무학교의 숭고한 가치는 단순히 의료적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전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며, 이는 곧 강한 정신전력의 발현이다. 현대전장 환경이 아무리 첨단화된다고 하더라도 전쟁을 수행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전술적 TCCC 역량이라는 ‘물리적 무기’와 흔들림 없는 전우애라는 ‘정신적 무기’가 하나로 결합될 때 비로소 우리는 완벽한 전투 준비태세를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도 의무학교 강의실과 훈련장에는 전우를 살리기 위한 장병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단순히 교육 수료라는 형식을 넘어 전군 모든 장병의 가슴속에 ‘내가 너를 지키고 네가 나를 지킨다’는 강인한 정신전력으로 뿌리내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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