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것인가 피할 것인가…폭염이 군에 던진 숙제

입력 2026. 08. 10   15:33
업데이트 2026. 08. 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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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일상화하는 미래 
근본적인 기술·제도적 보완 필요
현장 의지에 첨단 예방체계 더해지면
폭염 딜레마 해결 단서 찾게 될 것

김예원 뉴스1 외교안보부 기자
김예원 뉴스1 외교안보부 기자

 


날씨가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많다. 유럽을 제패했던 나폴레옹 군대의 기세를 꺾은 건 다름 아닌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였다. 6·25전쟁 때도 폭우가 집중되는 여름철이면 한반도의 비포장도로와 논밭이 진창으로 변해 전차, 대포 등 주요 전력이 이동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민간에서 폭염은 단순히 피해야 할 불청객일지 몰라도 군에선 견디고 이겨 내야 할 또 다른 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쟁은 서늘하고 쾌적한 날씨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어서다. 장병들이 혹서기에 야외 적응력을 기르고 장비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것도 바로 이 극한 환경에서의 임무 완수가 목적이다.

문제는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어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근무 중 온열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군 장병의 수는 매년 증가세다. 일선에선 지속되는 폭염에 야외훈련을 줄줄이 조정하거나 취소했다고 한다. 한여름 밀폐된 전차 내부 온도는 50도까지 치솟기도 한다니 그야말로 찜통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다.

정신력으로 무작정 버티기엔 인명피해 등 전투력 손실 위험이 있고, 마냥 피하자니 대비태세 유지에 지장이 갈 수 있다는 게 오늘날 더위가 군에 주는 딜레마인 셈이다.

옆에서 지켜본 군은 이를 해결하려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올해부터 혹서기 훈련 기준을 5단계로 세분화해 취약 장병 관리를 강화하는가 하면, 고온에 몸을 단계적으로 적응시키는 열순응방식을 훈련현장에 반영한 조치가 눈에 띈다. 아울러 야외훈련 중 수분 섭취와 휴식시간을 확실히 보장하고, 비상시를 대비한 응급처치 물자와 신속후송체계까지 촘촘히 마련해 나가는 것도 긍정적 변화다.

다만 이상기후가 일상화하는 미래를 고려한다면 보다 근본적인 기술적·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처럼 기갑 승무원용 냉각조끼나 냉방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싱가포르처럼 기상 지표 모니터링을 통한 휴식주기를 제도화하는 식이다.

현장의 의지에 첨단 예방체계가 더해진다면 폭염 딜레마는 자연스럽게 해결 단서를 찾게 될 것이다. 장병의 안전이 담보될 때 국군의 전투력도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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