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대신 선택한 해군병 자원입대

입력 2026. 08. 06   15:44
업데이트 2026. 08. 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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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상병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
강태윤 상병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병역의 의무 앞에서 남들과 조금 다른 출발선에 서 있었다. 병역판정검사에서 받은 성적표는 ‘신체등급 4급’.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선택지가 당연하다는 듯 놓여 있었다. 주변 친구들도, 가족도 그것이 자연스러운 순리라고 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삶의 가장 뜨거운 청춘의 시기를 단순히 ‘지나가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지 않았다. 내 손으로 대한민국을 지키는 당당한 주역이 되고 싶다는 갈망은 나를 해군병 자원입대라는 주도적인 선택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당당히 해군 제복을 입고 배치받은 곳은 실전의 긴장감이 상존하는 서해 최전선, 2함대 지휘통신대대 체계반 PC 정비실이었다. 우리의 주 임무는 함대 전반의 완벽한 업무 수행을 위해 전산장비를 유지·보수하고 다각도로 지원하는 일이다. 각 함정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지휘부의 명령이 실시간으로 전파되기 위해선 전산, 통신망이라는 ‘보이지 않는 신경망’이 완벽하게 가동돼야 한다. 바로 그 중차대한 신경망을 최전선에서 관리하는 업무 중 하나를 맡게 된 것이다.

현역 대상자가 아니었지만 함대의 핵심 전산장비를 책임지게 되면서 일과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흘러갔다. 특히 대규모 훈련 전후가 되면 기지 전체가 거대한 유기체처럼 긴박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는데, 우리 PC 정비실 역시 수많은 격실을 종횡무진하며 장비를 설치하고 철거하느라 땀방울이 마를 날이 없었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에 안주하지 않고 부대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선·후임 수병들과 함께 작지만 의미 있는 혁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존엔 별도의 사전 신청체계가 없어 정비 요청이 예고 없이 무작위로 밀려들어 정비업무가 무기 지연되곤 했는데, 이를 해결하려 ‘사전 정비 신청체계’를 새롭게 도입했다. 정비업무를 예측 가능하고 체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접수 프로세스를 개선하자 작업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우리가 개선한 체계를 통해 과거 정비 의뢰부터 완료까지 2~3일이 걸리던 게 빠르면 1~3시간 내에 해결돼 본부서로 전달되는 모습을 봤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짜릿했다. 자원한 군 생활이었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이바지하고 싶었던 다짐이 부대 혁신이라는 결실로 맺어진 순간이었다.

누군가는 군대를 단절과 정체의 시간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해 들어온 이곳, 2함대에서 매일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서해를 수호하는 필승함대의 강한 힘에 내 손끝의 기술과 결정이 보탬이 되고 있음을 확신하며 남은 복무기간도 늘 깨어 있는 자세로 당당하게 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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