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결국 ‘메시지’로 완성된다

입력 2026. 08. 05   15:51
업데이트 2026. 08. 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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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정 육군대위 국방시설본부 기획조정과
김의정 육군대위 국방시설본부 기획조정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가장 먼저 벌어진 것은 미사일 공격이 아니었다. 침공 직전 우크라이나 정부 주요 웹사이트들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마비됐고, 화면에는 “최악의 상황을 두려워하라”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물리적 충돌에 앞서 디지털 공간에서 먼저 시작된 공격은 현대전에서 정보와 메시지가 얼마나 중요한 전장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례였다.

최근 국방정신전력원에서 주관한 공보전문과정을 수료하며 이러한 현대전의 양상을 다시금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교육은 군단급 이상 부대 공보작전 수행 능력 구비를 목표로 공보작전 개념과 위기·전시 공보작전 수행체계, 한미 연합 공보체계, 정부 비상대비계획 등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교육 내내 머릿속에 남았던 질문은 단 하나였다. “과연 전쟁이 나면 정훈장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교육은 그 질문에 분명한 답을 제시했다. 전시 공보작전은 단순한 홍보활동이 아니라 가용한 모든 공보수단을 활용해 군사작전에 우호적인 여론과 유리한 작전환경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작전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작전활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정보전의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는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생산·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할 경우 허위정보가 사실처럼 굳어져 진실과 혼재되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전시 공보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정확한 정보를 얼마나 신속하게 전달하느냐’다. 이를 위해 실시간 미디어 모니터링과 체계적인 팩트체크 능력, 메시지 작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교육에서 변화하는 언론환경의 이해도 강조됐다. TV와 라디오 같은 기성매체는 여전히 높은 신뢰와 권위를 갖고 있는 반면 SNS·유튜브·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뉴미디어는 속도와 참여를 기반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정보는 실시간으로 소비되고 확산된다. 미래 공보작전은 단순히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고 즉각 대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교육을 통해 느낀 교훈은 공보장교 역시 전시 의사결정체계의 일부라는 점이다. 전시에는 유기적으로 작전에 적극 가담하며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해야 하고, 평시 공보활동 역시 전시 공보작전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수행하는 보도자료 작성과 언론 대응, 영상 촬영과 SNS 운영 하나하나가 결국 전시 수행력을 축적하는 훈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변화하는 전장환경에서 공보작전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이제는 ‘무엇을 했는가’만큼 ‘어떻게 알릴 것인가’가 중요하다. 전쟁은 사람의 의지를 다루는 일이며, 그 의지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가 바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보전문과정은 단순한 직무교육이 아니라 미래 전장환경에서 공보장교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변화하는 미디어환경과 정보전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정훈장교가 이런 교육에 참여해 함께 고민하고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평시에 준비한 공보 역량이 전시의 작전환경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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