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의 답은 사람…일어나 깨어 움직이자

입력 2026. 08. 04   16:48
업데이트 2026. 08. 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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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육군을 만드는 힘 '일깨움'
① 사람을 깨우면 육군이 강해진다
② 관계의 장: 나는 누구를 위해 군복을 입었는가 
③ 교육의 장: 주입식에서 스스로 깨닫는 교육으로 
④ 성장의 장: 군 복무를 멈춤 아닌 성장의 시간으로

충무공 승리서 찾은 육군의 변화
‘관계·교육·성장’ 3가지 축으로
‘사람 중심’ 육군문화 구현 목표
미래 인재 키우는 병영 혁신 추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압도적인 전력 열세를 극복하고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힘은 무기와 전술에만 있지 않았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저서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에서 충무공이 장수와 병졸들에게 전투의 목적을 이해시키고,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싸울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선 수군은 자신들이 무엇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지를 분명히 인식했고, 하나 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한 군대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구성원들이 군의 존재 이유와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지휘관의 신념과 교육에 공감할 때 조직은 하나로 움직였다. 육군이 최근 ‘일어나 깨어 움직이자’는 의미를 담은 ‘일깨움’ 교육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원준 기자/사진=육군 제공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이 올해 초 육군훈련소를 찾아 훈련병을 대상으로 군 복무의 의미와 가치에 관해 교육하고 있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이 올해 초 육군훈련소를 찾아 훈련병을 대상으로 군 복무의 의미와 가치에 관해 교육하고 있다.



첨단 기술로 강해지고, 사람으로 완성된다

‘일깨움’은 장병들이 군인의 사명과 책임을 깨닫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올바르게 행동하며, 군 복무를 하며 육군과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미래 인재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사람 중심’의 정책이다. 인공지능(AI)·드론·로봇 등 첨단 전력의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선 군인의 사명과 책임, 올바른 가치관을 갖춘 장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육군은 장병을 단순히 전투력을 구성하는 병력으로 보지 않는다. 군 복무기간 스스로 생각하고, 전우와 협력하며 책임 있게 행동하는 역량을 키워 복무 중에는 강한 전투원으로, 전역 후에는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육군이 지향하는 미래 인재는 지식이나 자격을 많이 갖춘 사람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고, 변화하는 상황에서 올바르게 판단하며, 공동체 구성원들과 협력해 맡은 책임을 완수하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일깨움은 장병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방적으로 주입하기보다 장성급 지휘관이 직접 솔선해 장병이 곧 국민임을 인식한 가운데 ‘나는 왜 군복을 입었는가’ ‘내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전우와 함께 어떻게 임무를 완수할 것인가’를 소통하는 데 중점을 뒀다.


관계·교육·성장, 장병을 깨우는 3가지 장

육군은 일깨움을 △관계의 장(場) △교육의 장 △성장의 장으로 구분·시행하고 있다.

관계의 장은 국가와 나, 국민과 나, 육군과 나, 전우와 나의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이다.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공동체적 관계를 배우고, 육군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자긍심·전우애를 함양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복무 주기별 인성 함양 및 리더십·팔로어십 교육을 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육군의 역사와 전통, 전투영웅과 부대 전사(戰史) 등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그동안 보존해야 할 과거 기록으로만 여겨졌던 문화유산에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적극 발굴·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병들이 선배 전우들이 어떤 가치를 지키고 실천했는지 이해하고, ‘육군 그 자체’가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역사·전통을 이어 가는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교육의 장은 장병들이 자신이 지켜야 할 가치와 군인의 역할을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교육 내용과 방법, 공간을 혁신하는 과정이다. 민주주의와 헌법수호교육도 조항과 개념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장병들이 ‘내가 지키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생각하도록 구성했다.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 확립교육에는 AI 기반 구술평가체계와 인터랙티브(Interactive) 교보재 등을 활용해 장병들의 참여·토론를 유도하고 있다.

교육공간도 달라지고 있다. ‘더 좋은 병영공간 혁신사업’과 연계해 정신전력교육·문화예술·독서를 함께할 수 있는 복합공간을 조성하며, 장병들이 자발적으로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성장의 장은 군 복무를 개인의 학업과 경력이 멈추는 단절의 시간(Chronos·크로노스)이 아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기회(Kairos·카이로스)로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병영독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독서코칭 프로그램, 북콘서트, 독후감 경연대회 등을 개최하고 전자책·종이책 구매도 지원한다. 낡은 병영도서관을 리모델링하고 북카페를 새로 꾸며 장병들이 부담 없이 책을 집어 들도록 했다. 학위 취득 지원, 대학 원격강좌 수강 확대, 자격증 취득 지원 등 자기계발 여건도 함께 넓히고 있다.

장병들이 군 복무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스스로 성장할 때 복무기간의 경험은 전역과 동시에 끝나지 않는다. 부대에서 익힌 책임감과 협업 능력, 문제 해결 역량은 사회에서도 발휘할 수 있는 자산이 된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지휘관이 솔선하고 육군본부가 선도 

일깨움은 특정 부서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나 일시적 캠페인이 아니다. 장병들이 국토방위 사명을 완수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적 관계를 배우고, 여러 교육과 자기계발을 하면서 스스로 깨닫고, 미래 인재로 성장토록 하는 육군 차원의 정책방향이자 실천체계다. 관계·교육·성장의 세 영역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사람 중심의 육군문화를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장성급 지휘관들은 양성·보수교육과 부대 전입교육 등을 직접 주도하며 군 복무가치, 육군의 정체성과 주요 정책을 공유하고 있다. 지휘관이 장병들에게 답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사명과 역할을 깨닫도록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행 중이다.

육군본부는 모든 부서와 관련 기능의 역량을 연계하고 있다. 교육 내용을 발전시키는 것과 함께 교육공간을 개선하고, 독서와 자기계발을 지원한다. 정책과 관련해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넓혀야 일깨움이 병영생활 전반에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육군은 계급별 대표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 등을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장병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세부 과제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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