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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상사
육군포병학교
“교관님, 더 이상 못 하겠습니다.” 2년 전 사격지휘 실습을 마친 한 교육생이 조용히 말했다. 반복되는 실수와 낮은 성적에 자신감을 잃었고, 결국 눈물까지 보였다. 다그치지 않았다. 교육이 끝난 뒤 함께 남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다시 설명하고, 문제를 함께 풀며 하나씩 익혀 나갔다.
그 교육생은 사격지휘만큼이나 체력도 큰 고민이었다. 그래서 매일 새벽 5㎞를 뛰던 나의 달리기에 같이할 것을 권했다. 처음엔 짧은 거리도 버거워했지만 하루하루 꾸준히 달린 결과 체력은 2급까지 향상됐고, 사격지휘 성적도 점차 올랐다. 그 결과 무사히 교육을 수료했다.
수료 후에도 야전에서 임무 수행 중 사격지휘업무와 군 복무 관련 고민이 생길 때마다 전화를 걸어 왔다. 그때마다 함께 고민했다. 교육은 끝났지만 교관의 책임은 끝나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늦은 밤에도 전화가 걸려 왔다. “교관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 전화드렸습니다. 이번에 1차 진급도 했고, 이제는 부대에서도 인정받는 사격제원통제관이 됐습니다.” 이어 들려온 말은 더 큰 울림으로 남았다. “학교에서 야간수업과 새벽 달리기를 하면서 배웠습니다. 안 되는 것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매달리면 결국 된다는 것을 느껴 지금도 매일 새벽 달리기를 합니다. 2년째 체력 특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도 한동안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단순히 사격지휘를 가르쳤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배운 것은 사격지휘만이 아니었다. 포기하지 않는 태도였고, 끝까지 해 보려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은 학교를 떠난 뒤 군 생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 일을 계기로 교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교관은 교육생을 수료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야전에서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이란 것을.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교육생들과 함께 달리며 하루를 열고, 교무업무와 사격지휘 교육에 임한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교재와 교안을 보완하고 새로 전력화되는 장비와 포병 탄약을 연구한다. 교육생들이 야전에서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끊임없이 보완하는 일 역시 교관의 중요한 임무다.
앞으로도 누군가는 “교관님, 더 이상 못 하겠습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면 교육이 끝난 뒤 함께 남아 다시 시작할 것이다. 내게 배운 그 간부는 지금도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 중이다. 나는 오늘도 또 다른 교육생들과 하루를 시작한다. 그것이 오늘도 기꺼이 새벽을 선택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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