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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섭 원사
육군21보병사단 무학대대
‘솔선수범(率先垂範)’은 남보다 앞장서 행동하며 몸소 본보기가 된다는 말이다. 군인의 길을 걷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품는 가치다. 솔선수범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지, 단호한 명령과 화려한 언변보다 얼마나 더 큰 힘을 가지는지를 직접 보여 준 선배들이 있었다.
우리 무학대대에는 얼마 전 33년이라는 긴 세월을 국가와 군을 위해 헌신하고 군문을 떠난 2명의 선배가 계셨다. 오랜 시간 쌓아 온 경험과 책임감은 후배들에게 그 자체로 살아 있는 교훈이었다.
먼저 주임원사였던 신영운 원사는 배우자의 건강 문제와 군 생활의 고단함으로 인해 전역을 깊이 고민했었다. 그러나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일정이 확정되자 선배는 부대를 위해 다시 힘을 내셨다. 본인의 건강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으나 혹한의 날씨에도 훈련장을 누비며 후배들을 챙겼다. 수십 년간의 경험이 담긴 조언도 큰 가르침이었지만, 말없이 다가와 함께하는 모습은 후배들의 가슴을 울렸다.
본부중대 행정보급관 김정규 원사 역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던 선배였다. 부사관학교 교관 출신으로 수많은 정예 부사관을 길러 내셨던 선배는 군 생활의 황혼기에 부부 군인으로서 가족과 살기 위해 전입했다. 전직지원교육을 앞두고 있어 쉬어 갈 법도 하지만, 선배에게 ‘적당히’란 단어는 없었다. 사격집중훈련기간 사선(射線)에서 보인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개인화기 전담교관으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교육을 이끌었고, 베테랑의 진면목이 담긴 공용화기 집체교육까지 성실히 해냈다.
부대의 기강은 명령만으로 세워지는 게 아니라 ‘존경’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선배의 모습에서 깨달았다. 든든한 베테랑 선배들이 앞장서는 모습만 봐도 후배 부사관들은 스스로의 군 생활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 33년이란 세월 동안 ‘군인’으로서 사명감을 안고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은 나와 같은 또 다른 후배들이 따라가고 싶은 길이 됐고, 군이라는 조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군문을 떠나신 두 선배에게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내고자 기고한다. 선배들이 보여 주셨던 솔선수범은 여전히 우리 부대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 발자취를 온전히 따라갈 순 없겠지만,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 주는 군인이 되고자 묵묵히 걸어가려 한다.
“선배님들, 제2의 인생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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