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전력 현대화의 선순환을 위한 제언

입력 2026. 07. 31   17:16
업데이트 2026. 08. 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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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예비역 해군대령
이종선 예비역 해군대령



전 세계 해군 전투함 시장이 최대 1150억 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K방산의 영토 확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본격화는 장밋빛 전망을 더해 준다. 

그동안 우리 함정 수출은 신조함 건조와 수주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방산 시장에는 즉각적인 전력화가 가능한 중고함정 수요가 엄연히 존재하며, 이들 자산은 향후 신조함 수출전선의 승패를 가르는 강력한 견인차가 될 수 있다.

중고 전투함정은 당장의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국가들에 최적의 대안이 된다. 우리 해군 또한 퇴역 초계함 무상양도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단발성 공여를 넘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중고 자산을 글로벌 시장 선점의 전략적 카드로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한 2가지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정부 간 계약(G2G) 기반의 ‘기존 함정 독자수출체계’ 구축이다. 예산이 제한된 국가들에 고성능 중고함은 완벽한 솔루션이 된다. 나아가 국내 조선업체의 신조함 수출에 이러한 자산을 패키지로 묶어 포함시킨다면 경쟁국을 압도할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는 함정 인도 후 창정비 및 국산 무장 개조 시장을 선점하는 고부가가치 모델이다.

둘째, ‘방산·안보 일체형 임대방식’의 도입이다. 프랑스가 그리스 호위함 수주전에서 보여 준 사례처럼 신조함 건조기간 중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기존 자산을 임대 형태로 제공하는 갭 필러(Gap-filler)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이는 구매국을 한국형 함정 운용 및 후속 군수지원체계에 동화시켜 향후 우리 방산생태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수단이 된다.

이 전략의 성패는 방산 수출을 정부가 직접 주도하는 국가 안보정책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에 달려 있다. 정부가 외교와 안보 파트너십을 매개로 큰 틀의 판을 짜고 지휘해야만 작동할 수 있는 영역이다.

나아가 이 전략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해군 전력 현대화와 직결된다. 전투 효율성이 정점에 달한 20~25년 차 함정을 수출·임대 자산으로 전환하고, 그 공백을 최신 유·무인 복합체계 기반 신형 전투함으로 채우는 ‘선제적 순환획득구조’를 정립해야 한다.

이 구조는 해군 전력을 상시 현대화할 뿐만 아니라 국내 방산·조선산업 전반에 걸쳐 건조기술·인력·공급망 등 측면에서 강력한 보호효과를 낳는다.

중고 함정 매각대금은 국고에 귀속돼 재정 건전성에 기여한다. 현행 예산 제도상 매각 수익을 특정 사업에 직접 연계하긴 어렵지만, 매각 실적이 차세대 함정 도입사업의 예산 요구 논리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매각 수익의 일정 비율을 전력 현대화 사업에 우선 배정하는 제도적 장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중고함정 수출과 해군전력 현대화라는 선순환을 위해 정부와 군, 산업계가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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