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9년 차에 또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유해발굴작전.
2018년 임관 후 강원 양구군에서 소대장 임무를 시작했다. 첫 임무는 유해발굴작전이었다. 당시 처음 유해발굴작전에 참가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과는 달리 유해발굴작전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무게와 가치를 깊이 체감하기엔 경험이 부족했던 시절이었다.
올해 철원군에서 중대장으로서 다시 한번 유해발굴작전에 참여하게 됐다. 두 번째로 찾은 발굴현장은 과거와 같은 장소가 아니었지만, 마음가짐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군인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된 지금 유해발굴작전은 단순한 임무가 아닌 국가와 군이 끝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굴현장에서 마주한 한 줌의 흙과 작은 유품들은 단순한 흔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청춘과 생명을 바친 호국영웅들의 삶이었고,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우리를 기다리는 소중한 역사였다. 7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선배 전우님들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삽을 드는 이유는 단순히 유해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킨 선배 전우님들을 반드시 가족의 품으로 모셔 드리기 위함이다.
유해발굴작전은 우리 중대원들에게도 소중한 시간이 됐다. 중대장으로서 평소 중대원들에게 호국정신과 군인의 사명감을 일깨워 주는 정신전력교육을 지속해 왔지만, 유해발굴현장에서 마주한 역사의 흔적은 그 어떤 교육보다 큰 울림을 줬다. 교재와 영상으로 접하던 6·25전쟁의 역사는 발굴현장에서 비로소 현실이 됐고, 중대원들은 선배 전우님들의 희생이 결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번 작전을 수행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유해발굴작전이 과거를 찾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선배 전우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과정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장병들이 그 정신을 계승하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우리 군은 마지막 한 분의 호국영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 역시 그 숭고한 여정에 함께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선배 전우들의 희생과 헌신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 인생에서 두 번째 유해발굴작전은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 아닌 호국영웅들의 희생을 현재의 책임으로 이어 가는 소중한 여정이었다. 중대원들과 함께 그 뜻을 가슴에 새기며 선배 전우들의 희생정신을 이어 나가겠다. 또다시 주어진 기회,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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