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의 조건 '민주군대'] 제도가 바뀐다, 생활이 변한다…강군의 文化는 다르다

입력 2026. 07. 29   16:19
업데이트 2026. 07. 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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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심층 기획 강군의 조건 '민주군대'
① 민주군대는 왜 강한가?
② 민주군대의 선택 ‘제복 입은 시민’
③ 군에서 익히는 ‘다양성과 소통 능력’
④ 대한민국 군대의 변화와 성숙
⑤ 전문가 인터뷰

강압·통제 등 악습 끊고 선진병영문화 정착 위한 제도적 노력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동기생활관 등 기강 저해 우려와 달리
부조리한 문화 감소·자율적 책임 강화 등 긍정적 효과 나타나

강한 안보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국방일보는 군 전투력에서 ‘민주주의 가치’가 지니는 중요성과 우리 군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심층기획 ‘강군의 조건, 민주군대’ 시리즈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민주적 통제와 인권·자율적 책임 기반의 ‘민주강군’이 왜 미래 국방의 필수 요건이 될 수밖에 없는지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우리 국군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하면서 변화하고 성숙해져 왔다.‘선진병영’을 바탕으로 힘든 훈련도 함께 이겨내는 장병들의 긍정적인 모습. 국방일보 DB
우리 국군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하면서 변화하고 성숙해져 왔다.‘선진병영’을 바탕으로 힘든 훈련도 함께 이겨내는 장병들의 긍정적인 모습. 국방일보 DB


대한민국 국군은 민주강군인가?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치 않다. 아직도 권위주의 시절의 그림자를 지적하는 의견이 있다. 과거 악습과의 단절을 위해 노력하는 국방부의 의지를 높이 사는 시각도 있다. 우리 군의 역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강압적 통제가 최우선으로 병영을 억누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군은 시대 흐름에 맞춰 선진병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주주의 가치 기반의 ‘민주 군대’가 진정한‘국민의 군대’라는 믿음 아래 ‘미래 강군’의 주춧돌을 다지고 있다.


‘선진병영문화 비전’ 발표부터 휴대전화 허용까지

선진병영의 두 축은 문화와 제도다. 장병 간 자유로운 의사 개진, 자율적 책임이 보장되는 병영문화와 이에 대한 확실한 제도적 보장이다. 하지만 이 두 축의 정착은 쉽지 않다. 군 기강 논란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우리 군 역시 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두 축의 토대를 닦아 왔다.

우리 군이 본격적으로 ‘선진병영’ 개념 도입을 시작된 건 2000년 대 초반이다. 일선 부대에서 사고가 계속되자 국방부는 2005년 ‘선진병영문화 비전’을 발표하고 이후의 지속적 보안대책을 통해 병영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변화를 추진했다. 국방부의 적극적 정책으로 의식주에서부터 장병의 가치관과 인성·인권·문화·복지·자기계발·학습·사회적응·의료체계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병영환경 개선이 이뤄졌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국방부가 2020년 전면 도입한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전면 시행’이다. 파격적인 이 정책 도입은 병영문화가 체질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국방부는 군 복무로 인한 고립감 해소와 자기계발, 건전한 여가선용 등을 위해 휴일을 포함해 일과 후 병사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했다. 2018년 4월 국방부 직할부대 4곳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1년 뒤인 2019년 4월부터 GP(감시초소) 병력과 훈련병을 제외한 전군에 시범운용을 확대했다. 그리고 2020년 7월 1일부로 전면시행에 들어갔다. 

이전까지 공중전화와 생활관 내 공용폰 정도로 제한됐던 외부 소통수단이 개인 휴대전화까지 늘어나면서 장병들의 기본권 보장과 자기계발 기회 확대, 사회와의 소통 강화 등 곧바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병영 내 고질적 문제였던 구타와 괴롭힘 등 부조리한 문화가 크게 감소했다. 병사들이 휴식 시간에 외부에 있는 가족과 친구에게도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게 되면서 병사들의 고립감이 줄어드는 효과도 발생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사용한 뒤 병사들의 군 생활 만족도가 92.9%(2019년 4월)에서 96.9%(2020년 2월)로 높아졌다. 특히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 및 휴가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병사들이 휴대전화 덕분에 군 생활에 수월하게 적응하고, 외부와 소통하며 심리적 안정을 느낀 덕분에 힘든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병사들. 국방일보 DB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병사들. 국방일보 DB

 

우리 군은 온라인 시대에 발맞춰 인터넷 환경도 구비했다.‘사이버지식정보방’을 이용하는 장병들. 국방일보 DB
우리 군은 온라인 시대에 발맞춰 인터넷 환경도 구비했다.‘사이버지식정보방’을 이용하는 장병들. 국방일보 DB



이에 앞서 우리 군은 온라인 시대에 발맞춰 인터넷 환경도 구비했다. 전군은 ‘사이버지식정보방’으로 대표되는 전 장병 인터넷 사용 환경을 구축했다. 장병들의 자기계발 여건 조성을 위해 e러닝 시스템이 도입됐고, 현재도 복무 중인 장병들이 입대 전 다녔던 대학의 원격강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이버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계급을 막론한 자유로운 면학 분위기가 형성됐다.

동기생활관 운영도 병영문화의 개선 요건 중 하나다. 입대 동기와 같이 생활하면서 이전 다수의 선임과 복무기간, 계급에 따른 상하관계로 경직됐던 생활관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생활관 내 갈등이 크게 감소했고, 일과 후 충분한 휴식보장이 가능해졌다. 구성원 간 소통 증가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여기에 더해 일과 중 교육훈련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자율과 책임’에 기초한 병영생활 문화가 정착·확산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이 같은 변화는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구성원 간 존중과 배려의 문화 정착이 사고 없는 선진병영문화 조성의 지름길이라는 공식을 확인시키고 있다.


언어폭력 근절, 민주주의 헌법수호 교육

우리 군의 지속적 노력으로 군 특유의 억압적인 분위기도 차츰 옅어져 갔다. 국방부는 2010년 ‘군내 언어폭력 근절 대책’을 수립했다. 병영 내 폭력과 가혹행위로 인한 사고의 시작이 언어폭력이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듬해와 2012년에는 ‘병영문화 혁신 대책’과 ‘병영문화 선진화 추진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군 내외 여건 변화에 맞춰 관련 대책을 수정·보완하며 병영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각 군도 분위기 쇄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폭언과 욕설 등 구시대적인 악습을 척결하고,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한 인간중심의 병영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중점을 뒀다. 상호존중하는 언어를 쓰고, 인정과 칭찬의 한마디를 주고받는 운동 역시 다수의 부대에서 시행됐다.

민주주의와 헌법수호 교육 확대 역시 궤를 같이한다.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정립이 선진병영문화 정착에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방부는 지난해 제작한 ‘국방부 표준교안’을 바탕으로 대대급 이상 부대에서 2000여 회, 학교기관에서 300여 회에 걸친 집중교육으로 교육효과를 제고했다.

박문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인력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민주군대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체감하기 위해 민주주의에 관한 단순한 교육 내용이 아니라 제도와 조직문화 속에서 이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장병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임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군복 입은 민주시민’으로 자율과 권리를 누리면서 의무와 책임도 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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