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항속거리 한계 넘은 공군 ‘새 날개’

입력 2026. 07. 28   16:48
업데이트 2026. 07. 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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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스 언박싱 
⑮ 한·브라질 국방협력 첫 시작 ‘C-390 항공기’

C-130H 대체 ‘엠브라에르’ 낙점 
8830억 원 투입 내년까지 3대 도입
최대 26톤 적재·8000㎞ 비행 가능
‘터보팬 제트 엔진’ 비행 성능 향상
‘자체 방어 시스템’으로 생존율 높여
국내 방산업체 정비·부품 제작 참여
K방산 글로벌 역량 강화 명분 챙겨

“브라질과 국방협력의 첫 시작이라 의미가 큽니다.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을 만들어 갑시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C-390 밀레니엄의 제원과 납품 계획을 꼼꼼히 브리핑받은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는 C-390이 단순한 수송기를 넘어 양국 국방·방산협력의 새로운 이정표임을 시사했다. 올 연말부터 차례로 우리 군에 인도될 C-390은 어떤 항공기일까? 우리 공군의 새로운 날개가 돼 줄 C-390의 스펙을 파헤쳐 보자. 임채무 기자

지난 26일 브라질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시찰한 C-390 밀레니엄 수송기와 현지에서 교육받고 있는 우리 공군 조종사·정비사들. C-390은 올 연말 1호기를 시작으로 우리 공군에 총 3대가 인도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브라질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시찰한 C-390 밀레니엄 수송기와 현지에서 교육받고 있는 우리 공군 조종사·정비사들. C-390은 올 연말 1호기를 시작으로 우리 공군에 총 3대가 인도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우리 군은 그동안 운용했던 C-130H 수송기의 수명 연한이 다가옴에 따라 대형 수송기 2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애초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록히드마틴의 C-130J를 추가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 기종이었던 에어버스의 A400M은 압도적인 크기만큼이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 12월 4일 열린 제15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의 C-390을 최종 승자로 발표했다. 총 8830억 원을 투입해 내년 말까지 3대의 신규 수송기를 도입하는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바뀐 것이다.


2019년 브라질 공군에 처음 실전 배치된 C-390은 현재 포르투갈·헝가리 등에서 운용 중이며 네덜란드·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도 차기 수송기로 선택한 최신예 기체다. 전체 길이 35.2m, 높이 11.84m, 날개폭 35.05m 규모다. 화물칸은 길이 18.5m, 폭 3m, 높이 3.4m로 C-130J에 비해 길이는 1.7m 길고, 높이는 70㎝ 정도 높다. 

브라질제 항공기에 대한 선입견도 있으나 엠브라에르는 상업용 항공기 납품 실적 기준으로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 3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특히 1980년대 이탈리아와 AMX 경공격기를 공동 개발했고, 훈련기 겸 경공격기 ‘슈퍼 투카노’를 양산하는 등 군용기 분야에서도 오랜 경험과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서방 국가들의 전술수송기 시장은 1950년대부터 록히드마틴의 C-130 계열이 사실상 독무대를 누려왔다. 냉전 종식 이후 구(舊)소련제 수송기를 운용하던 동유럽 국가나 인도도 C-130을 선택했을 정도로 운용성과 내구성 면에서 그 평가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프로펠러를 돌려 추진력을 얻는 ‘터보프롭’ 엔진 특성상 속도와 추력 면에서는 뚜렷한 한계가 존재했다. 반면 C-390은 가스를 뒤로 직접 뿜어내는 ‘터보팬’ 제트 엔진을 장착해 비행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우리 공군에 도입될 C-390 밀레니엄 수송기 내부를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우리 공군에 도입될 C-390 밀레니엄 수송기 내부를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엔진의 차이가 곧 전술적 유연성의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거 미 육군은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하이마스 고기동 다연장로켓을 개발할 당시 C-130 수송 능력을 고려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스는 전략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체를 경량화하고 6연장 발사기를 채택하는 등 설계 단계에서 절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최대 26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C-390은 C-130보다 넓은 화물칸과 높은 적재 능력을 바탕으로 장갑차·헬리콥터 수송이 보다 여유 있다.

이러한 이유로 C-390은 전·평시 항공수송은 물론 재난·재해 때 긴급 해외구조 임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조력자들을 성공적으로 구출했던 ‘미라클 작전’ 당시 투입된 C-130J는 항속거리의 한계로 인해 목적지로 곧장 가지 못하고 태국에서 중간 급유를 거쳐야만 했다.

그러나 C-390이 실전 배치된다면 골든타임 확보가 훨씬 쉬워진다. 14톤의 화물을 싣고도 50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어 성남공항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까지 중간 기착 없이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다. 화물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는 6000여㎞를 날아가며, 외부 연료 탱크를 장착할 경우 항속거리는 최대 8000여㎞까지 확장된다. 국제평화유지활동(PKO) 등 원거리 임무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이다.

C-390은 전술수송기 특성을 고려, 자체 방어 시스템도 빈틈없이 갖췄다. C-390 기체는 적의 소총탄과 중기관총 공격을 견딜 수 있는 장갑으로 설계됐다. 레이다 경고수신기(RWR)와 미사일접근 경고체계(MAWS)도 기본 통합됐다. 피격 때 연료탱크 내부의 산소 농도를 낮춰 폭발을 막아주는 불활성가스 발생장치(OBIGGS)까지 갖춰 승무원과 탑승 병력의 생존 확률을 높였다.

이 대통령이 브라질에서 C-390을 시찰한 데는 이유가 하나 더 붙는다. 우리 군은 브라질로부터 수송기를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조종·정비교육, 초기 예비부품, 지상지원장비(GSE) 패키지를 함께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방산업체가 C-390의 정비와 부품 제작에도 참여하도록 했다. 즉, C-390은 양국 국방협력의 상징인 셈이다.

최신예 터보팬 엔진이 뿜어내는 기동성, 기존 대비 비약적으로 길어진 항속거리, 그리고 K방산의 글로벌 역량 강화라는 명분까지 모두 챙긴 C-390 밀레니엄이 우리 하늘에서 활약할 그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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