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심층 기획 강군의 조건 '민주군대'
① 민주군대는 왜 강한가?
② 민주군대의 선택 ‘제복 입은 시민’
③ 군에서 익히는 ‘다양성과 소통 능력’
④ 대한민국 군대의 변화와 성숙
⑤ 전문가 인터뷰
남과 함께하는…의미를 깨우치다
진학·취업 중심 학창시절 벗어나 국가수호 목적 공동생활
끊임없는 교육과 다문화 장병 등 통해 편견·개인주의 탈피
나를 발견하는…시간을 채워가다
육체·정신적 한계 극복하고 후임병 이끌며 통솔력도 길러
군 복무 이전보다 인내심·전략적 사고능력 등 향상 평가도
강한 안보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국방일보는 군 전투력에 있어 ‘민주주의 가치’가 가지는 중요성과 우리 군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심층기획 ‘강군의 조건 민주군대’ 시리즈를 27일부터 5일간 게재합니다. 더불어 이번 시리즈를 통해 민주적 통제와 인권·자율적 책임 기반의 ‘민주군대’가 왜 미래 국방의 필수 요건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 전달해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일반적으로 군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지 않다. 통제와 규율, 자유의 제한 등을 먼저 떠올린다. 개성과 인권, 민주적 절차를 연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군 복무 자체를 ‘낭비와 손해’라고 간주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같은 시각은 단편적이다. 군 문화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요소도 많다. 우선 군 복무기간은 사회적 학습기간이 된다. 일반 사회에선 접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경험을 가질 수 있다.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고 공동체 생활을 통해 타인 존중과 소통능력을 익히는 기간이 된다. 모두 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익히고 습득해야 할 가치다.
타인 존중·배려와 공동체 의식 함양
군 복무기간은 학교와 또 다른 성격의 사회적 학습기간이다. 학창시절과 전혀 다른 형태의 공동생활을 경험한다. 공동생활의 목적도 다르다. 학창시절이 진학과 취업이라는 개인적 목표를 중점에 둔다면 군 복무기간은 국가수호라는 공공이익이 중점이 된다.
군 복무기간은 교육으로부터 시작해 교육으로 끝난다. 훈련소 5주를 포함, 전·후반기 교육까지 최대 5주 교육을 받은 후 자대에 배치된다. 자대 배치 후에도 교육은 계속된다. 주간 단위로 이뤄지는 크고 작은 훈련은 물론 특기교육·정신교육 등 전역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기간 이질적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피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익히게 된다. 한 자녀 출산이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 된 요즈음 타인과 숙식은 물론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공동생활은 군 이외 다른 어디에서도 겪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다문화 장병과의 어울림도 다양성을 익히는 과정이 된다. 다문화가정 출신이나 복수국적 장병들과의 생활에서 타문화를 접하고 편견과 배타성의 굴레를 벗어던지게 된다. 또한 이 같은 경험들은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계기가 된다. 단순한 병역 의무를 넘어 다양한 지역·나이·계층의 청년들이 함께 생활하며 협동과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민주주의가 타인 존중과 배려라는 기본가치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군 생활의 또 다른 의미가 부각되는 부분이다.
박문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인력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은 “장병들은 군 복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며, 국민과 헌법질서에 대한 충성과 법치주의 존중을 더욱 철저하게 배우게 될 것”이라며 “군의 공동 목표를 위해 협력하고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려는 책임감을 체득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지훈 변호사는 “군은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권리와 의무의 균형을 실제로 경험하게 하는 공간”이라며 “규칙과 절차의 의미, 공적 책임, 타인에 대한 존중 등을 체득하는 경험은 전역 후에도 갈등을 제도로 풀어가는 시민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
리더십 키우고 자신의 한계 극복
군 복무기간은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함양하는 기간이 되기도 한다. 일반병들은 복무기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급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인원과 조직을 이끄는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다. 후임병들을 이끌고 지도하는 경험을 통해 리더십과 통솔력을 기르게 된다. 다양한 임무수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통능력뿐만 아니라 인원 간 갈등을 조정하고, 서로 배려하는 자세 등을 익히게 된다. 역시 민주주의 사회에서 익혀야 할 기본 소양이다.
장병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한계를 극복하며 몰랐던 자신을 재발견하기도 한다. 신병교육훈련부터 극한의 추위를 견뎌야 하는 혹한기훈련, 연대책임과 공동체 정신을 깨우치는 유격훈련 등 인간의 체력과 인내심을 시험하는 상황을 이겨내며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위기 시 대처능력 습득과 수없이 부딪치게 되는 임무수행 과정도 개인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값진 경험이다.
매주 목요일 국방일보에 소개되는 ‘훈련병의 편지’는 이러한 개인발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편지에는 각 군 훈련소에서 늠름한 이병으로 거듭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이야기가 실린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서 힘들어하던 이들이 힘든 훈련을 극복하며 진정한 군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색했던 전우들과도 가까워지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전우애를 나누게 된다. 지면에 소개되는 대부분 훈련병들은 “혼자였으면 좌절하고 실패했을 텐데, 주변에서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 해냈다”는 성장사를 고백한다.
이렇게 군에서 키운 역량과 책임감은 전역 후 건강한 민주 사회를 이끄는 청년 리더만의 자산이 된다. 특히 군 생활 중 장병들이 직접 겪으면서 배울 수 있는 희생과 봉사, 공동체 정신은 단순히 교과서나 이론만으로는 배우기 어려운 민주시민의 핵심 가치로 꼽힌다.
군 생활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많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5년 군 복무가 역량이나 무형자산을 얻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32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군 복무 경험이 앞으로 할 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55.8%에 이르렀다. 이들은 군 복무 경험의 긍정적 영향으로 5점 척도 기준으로 인내심(4.18점), 대인관계 및 의사소통(3.81점), 리더십(3.71점 )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송승익 해군소령은 지난해 ‘군 복무가 대학생의 역량 변화에 미치는 효과 분석’이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군 복무 이전과 이후 집단을 비교한 차이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논문에서 군 복무 중 병사들이 △전략적 사고 △빠른 판단력 △계획적인 행동을 요구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인지역량이 발달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특히 복잡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서울대 기초교육원 정덕기 박사는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에서 발간하는 ‘군사와 안보’ 2024년 9월호 기고에서 군 복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산으로 △모두가 승리하는 방법 △도전정신 △일상의 소중함과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한 인식을 꼽았다. 그는 “‘힘든 부분이 있지만 군 복무는 해볼 만한 것’이라는 인식 위에서 군 복무의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며 “군 복무를 잘 마친다는 것은 국가가 신원을 보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배지열 기자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