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불법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이 정전된 지도 벌써 73년이 됐다. 근무 중인 강원 인제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존재한다. 강원 홍천군에서 속초시, 양양군 방면으로 가다 보면 인제읍과 합강리를 이어 주는 중요한 다리가 2개 놓여 있는데, 그중 작은 다리 하나의 이름이 생소한 느낌을 준다. 바로 ‘리빙스턴교’다.
1951년 중공군의 5월 총공세 속에 치열했던 인제지구전투에 참전한 미 10군단 소속 토머스 리빙스턴 소위의 부대는 6월 10일 인제군 북방 2㎞ 지점에서 매복해 있던 적군에 기습을 받아 덕산리까지 밀린다. 그의 부대는 작전상 후퇴를 위해 인북천을 건너려 했지만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강물이 범람해 후퇴하지 못했고, 적군의 쏟아지는 총탄세례에 부대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 리빙스턴 소위도 이 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후송됐으나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임종 직전 “강에 다리가 놓여 있었다면 많은 부하가 희생되지 않았을 텐데…. 사비를 털어서라도 인북천에 다리를 놓아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이후 1957년 12월 4일 고(故) 리빙스턴 소위의 부인이 앞장서 노력한 끝에 지금의 리빙스턴교가 준공됐다. 치열했던 전투 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리빙스턴 소위의 염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 교량이 오랜 기간 덕산리와 인제읍을 연결해 왔듯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로서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6·25전쟁은 대한민국에 큰 아픔을 남김과 동시에 국제사회의 연대와 지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총 16개국이 전투병력을 파견해 직접 참전했으며, 의료 및 물자지원 등을 포함하면 총 22개국이 대한민국을 도왔다. 이들 국가의 참전은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를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헌신은 단순히 전쟁에 참전한 것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숭고한 정신을 보여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월 27일은 6·25전쟁 정전협정일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을 지켜 낸 유엔군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한 ‘유엔군 참전의 날’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평화가 리빙스턴 소위뿐만 아니라 수많은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피와 땀으로 얻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또한 7월 27일 단 하루라도 그들의 희생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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