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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는 폐허 속에서 인도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1949년 제네바협약이 맺어졌다. 야전에서 환자 처치 시 안전보장을 위한 제네바 제1협약 24조, 제1추가의정서 12조에는 의무요원·의무부대 공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건 동서고금의 많은 전사(戰史)에서 알 수 있다. 의무요원을 공격해 제거하면 그 의무요원이 담당해야 할 부대원이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지휘관 같은 부대 주요 직위자 못지않게 의무요원도 적의 저격 대상이 된다.
인명을 구조하고 살리는 의무작전의 다양한 요소 중 핵심은 생존성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에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의무요원이라면 의무요원의 생존성 발전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총알이 빗발치는 곳에서 제네바협약을 믿고 적십자 마크를 하나 달았다고 생존성이 보장되는가’ ‘전장정보 분석을 통해 안전지역으로 출동했으나 적 미사일 등과 같은 원거리 무기로 피해를 볼 수도 있지 않은가’ ‘매년 상승하는 지구 기온에 의무요원이 광활한 개활지에서 화생방 보호의를 입고 임무를 수행하면 몰려드는 환자보다 먼저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하시설을 활용한 의무작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 지하병원인 ‘람밤병원’이 좋은 예다. 이스라엘의 북부도시 하이파에 위치한 람밤병원은 2006년 헤즈볼라와 분쟁 시 지상에서 환자를 처치하며 겪었던 위협을 바탕으로 의무요원과 환자들의 생존성을 위해 2014년 지어진 지하주차장 겸 지하병원이다. 평시엔 평범한 지하 3층 주차장으로 활용하지만 전시엔 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빼고 소독한 이후 벽면에 매립된 의료용 산소, 흡인(Suction) 장치 등을 개방하고 2000개의 병상을 활용할 수 있는 병원으로 전환된다. 추가로 의무요원과 환자들이 화학·생물학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양압 및 필터시스템을 설계해 환자와 의료진의 생존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지하에서 환자 처치를 시행해 의료진이 의료활동에 방해되는 방호복 등을 입지 않아도 됐다. 이는 의료진의 움직임에 제약을 주는 사항을 제거했다는 점 이외에도 폭염 등과 같은 기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환자와 의무요원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당연하다. 의무부대는 기상을 고려하고, 적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상황에서 의무작전을 전개하기 위해 지하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현장 응급처치는 전투병 생존법, 전투부상자처치 교육 등을 수료한 인접 전우에 의해 실시하고 이들을 빨리 안전한 지역으로 후송해 의무요원의 처치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상에 위치한 병원이 제네바협약에 의해 보호될 것이라고 맹신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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