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을 넘어 새로운 하나로

입력 2026. 07. 23   16:03
업데이트 2026. 07. 23   16:17
0 댓글
정세근 군무주무관 <br>육군3군단 정훈실
정세근 군무주무관 
육군3군단 정훈실


1987년에 창설된 옛 육군8군단은 강원도의 험준한 산악지형과 동해안 6개 시·군에 이르는 해안선을 책임지며 37년간 대한민국 동북부 방위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전군에서 유일하게 감시초소(GP)·일반전초(GOP) 경계작전과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았던 부대로 수많은 장병의 땀과 노력이 깃든 역사와 전통을 이어 왔다. 그러나 국방개혁에 따라 2023년 3군단과 통합되면서 부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19년 8군단에 보직된 이래 군단 통합 후에는 3군단에서 군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지휘관의 전방 기동지휘활동을 사진으로 촬영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업무 특성상 일주일에 서너 차례 헬기와 차량을 이용해 동해안 해안경계부대부터 인제·양구·고성 등 최전방 GP·GOP 지역까지 함께 이동한다. 현장을 오가는 시간은 단순한 출장이나 업무가 아니라 우리 장병들의 헌신과 열정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철책과 긴장감이 감도는 최전방에서 거센 파도와 바람이 부는 해안소초에 이르기까지 경계작전에 매진 중인 장병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그들 모두 맡은 바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강한 결의와 책임감으로 묵묵히 땀 흘리는 모습에서 이러한 노력이 모여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지휘관의 기동지휘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일을 맡고 있지만, 렌즈로 바라본 모습은 단순한 지휘활동 기록이 아니다. 거기엔 비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서로를 신뢰하며 화합·단결한 가운데 임무를 이행하는 장병들의 모습, 국민들의 편안한 일상을 위해 오늘도 최상의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군인의 책임감이 담겨 있다. 현장을 자주 찾을수록 맡은 자리의 소중함을 체감한다. 장병들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듯이 나 또한 군무원으로서 부여된 임무를 성실히 완수하는 게 곧 전투력 유지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눈에 띄는 위치는 아니지만, 주어진 임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강한 군대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배우게 되는 것이다.

3군단은 역사적인 군단 통합 이후 휴전선 155마일(약 249㎞) 중 가장 높고 험준한 산악지형과 함께 옛 8군단이 지켜 온 300여 ㎞에 달하는 해안선을 작전지역으로 갖게 돼 ‘백두대간과 동해안을 수호’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3군단으로 하나 된 이후에도 조국을 수호하는 군 본연의 임무와 역할은 결코 변하지 않은 것이다. 오늘도 조국의 최첨단에서 묵묵히 임무에 임하는 장병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나 역시 그 길을 함께하는 군무원으로서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새겨 본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