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끄고 대화 시작할 때
디지털 최전선, 인간의 온도 회복
알고리즘이 만든 착각에 빠진 아이들…기성세대 모르는 그들만의 문화 형성
혐오놀이·극우 콘텐츠 등 문제점 진단…인간의 존엄 찾기 위한 대화 가치 강조
1020세대는 카카오톡이 아닌 디스코드나 익명 커뮤니티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전혀 다른 방식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그들만의 알고리즘과 암호로 결집하는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사춘기의 방황이 아니다.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문법 자체가 달라졌음을 의미하며, 기성세대가 세운 공정과 정의의 기준을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하고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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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절대 모르는 요즘 세대 이야기
“지금 당신의 스마트폰 속 세상은 전쟁터인가? 서로 죽이고 미워하고 조롱하는 지옥인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그 작은 기계의 전원을 꺼라. 고개를 들어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라. 오늘 저녁 가족과 함께 밥을 먹으며 이렇게 물어보라. 오늘 어땠어? 많이 힘들었지?”
『1020 극우가 온다』의 저자 정민철은 이렇게 말한다. 기계의 속도에 휩쓸리지 말고 인간의 온도를 회복하자고. 또한 혐오의 시대를 건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서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대화하는 것뿐이라고.
정민철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대 세대 커뮤니케이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예술경영전공으로 입학했고, 국회의원실 공개채용에 도전해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근무했으며, 노무현재단에서 온라인 혐오 대응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했다.
극우화하는 1020세대를 보며 또래 유권자의 표심은 SNS에 있다고 판단해 SNS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 만연한 혐오와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및 민주 SNS 생태계 육성에도 전념 중이다.
『1020 극우가 온다』는 이런 그가 디지털 최전선에서 목격한 참상의 기록이자 생존을 위한 작전 지도다. 그는 얘기한다. “우리는 지금 내전 중이다. 총을 들지 않았을 뿐 이 전쟁은 그 어떤 전쟁보다 잔혹하다. 밥상머리에서 가족 사이에 대화가 끊겼고, 친구끼리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원수가 된다.” 그래서 이 책은 그가 들려주는 진짜 전쟁에 관한 얘기다.
우경화의 실체와 실전 솔루션
『1020 극우가 온다』는 5개 챕터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MH세대와 교실의 유령들’을 다뤘다. 저자는 교실을 점령한 극우 혐오놀이부터 딥페이크라는 디지털 흉기, 방문을 걸어 잠근 아이들의 진짜 세계를 끄집어낸다. 이제라도 바꿔야 한다면서 정답을 고르는 기술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저자는 2부에서 ‘내 친구는 어쩌다 괴물이 되었나’, 3부에서는 ‘알고리즘이 당신의 뇌를 지배한다’에 대해 썼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지금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을 앞에 두고 있으며,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뇌를 조종하고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술적 입체주의’와 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4부에선 ‘팩트체크 실전 매뉴얼’, 5부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한 디지털 백신’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아이들이 극우 유튜브에 빠진 것은 그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불안을 들어주고 해소해 줄 진짜 어른이 주변에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혐오’라는 바이러스는 강력하지만 ‘연대’라는 백신은 혐오를 이긴다며 인간의 존엄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이뤄 내야 한다고 말한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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