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미워할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를 읽고
군 생활은 그 깨달음을 실천하는 공간
‘나’로부터 시작하는 작은 사랑은
개인의 마음을 치유할 뿐만 아니라
전우애 단단하게 하고 상호존중 이끌어…
군 생활은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시간이다. 각자의 성격과 가치관이 다른 만큼 갈등과 오해도 생기기 마련이다. 나 역시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으면 그 감정을 오래 붙들고 답답함과 원망을 품은 시간이 있었다.
『너를 미워할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바뀐 것은 타인이 아니라 ‘나’를 향한 시선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은 결국 가장 오래 자신을 괴롭힌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상대는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보내는데, 미움을 품은 사람은 그 감정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지치게 한다. 또한 타인을 바꾸려는 노력보다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감정을 건강하게 다스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처음엔 단순히 독자를 위로하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동안의 군 생활을 반추하며 그 의미가 훨씬 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래상담병으로 활동하면서 주위 전우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상담의 대부분은 전우들과의 관계, 후임 지도에 대한 부담, 동기와의 오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었다. 실제로 상담해 보면 처음에는 상대에게 문제를 두고 시작하지만,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수록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생긴 고민이 많았다. 물론 모든 문제가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태도는 관계를 회복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육군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상호존중’은 단순히 계급에 맞는 예절을 지키는 것 이전에 상대를 한 명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다. 이 상호존중의 출발점은 바로 ‘나’에게 있다. 자신의 감정을 돌보고, 스스로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타인의 마음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것이다. 군 생활 동안 갈등을 피할 순 없지만, 갈등을 대하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우리 모두 나를 사랑하는 게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길임을 깨닫고 사랑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미움을 내려놓는 일이 곧 나 자신을 지키는 일임을 깨닫게 해 줬다. 군 생활은 그 깨달음을 실천하는 공간이다. 사랑은 거창한 감정이 아니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작은 사랑은 개인의 마음을 치유할 뿐만 아니라 전우애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상호존중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어쩌면 사랑은 나로 말미암아 시작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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