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자율비행 능력자 ‘V-BAT’

입력 2026. 07. 22   16:31
업데이트 2026. 07. 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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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인사이트 최신 무기의 세계
전파방해를 이겨내는 AI 조종 무인기

꼬리 쪽에 덕트팬…활주로 불필요
‘하이브마인드’ 소프트웨어 탑재
GPS·외부통신 차단에도 임무 수행
공격력 없다는 단점 최근 보완
LIG 개발 유도탄 탑재 시험 예정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6’은 드론과 같은 자율무인시스템(UAS)이 현대전의 새로운 표준이 되는 역사적인 장이 됐다. 하지만 드론과 무인 무기가 각광받는 만큼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對)드론 시스템 역시 급속도로 진화해 많은 제품이 선보였다.

대드론 시스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드론 재머’ 등으로 불리는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무력화 시스템이다. 자신의 위치를 알지 못하는 드론은 임무 지역에 도달할 수도 없고, 복귀도 어렵다. 이를 활용한 GNSS는 매우 적은 출력과 기술로도 쉽게 방해가 가능해 드론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기업 ‘실드 AI(Shield AI)’는 이번 전시회에서 인공지능(AI) 파일럿과 결합한 무인기를 실전에서 검증하고, 국제 방위산업시장에서 성과를 보인다. 이번 호에서는 실드 AI의 V-BAT와 그 이면에 있는 AI 파일럿 기술, 그리고 한국 방산업계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앞으로의 유·무인 복합전(MUM-T)이 어떻게 진화할지 살펴보고자 한다.

네덜란드 해군 함정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V-BAT. 네덜란드 해군 제공
네덜란드 해군 함정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V-BAT. 네덜란드 해군 제공



GPS 방해 이겨내는 자율 AI 파일럿 ‘하이브마인드’

V-BAT의 개발 역사는 2015년 실드 AI의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원래 마틴 UAV(Martin UAV)라는 이름으로 개발되던 이 플랫폼은 2021년 미국 해군의 프로토타입 및 개발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같은 해 실드 AI는 마틴 UAV를 인수해 V-BAT 개발을 주도했다. 2022년 12월에는 미 해군 함정에서 무인 화물 운송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해상 운용 능력을 입증했다.

V-BAT는 그룹 3(Group 3) 분류의 무인항공기로 날개폭 3.8m, 최대이륙중량 73㎏, 탑재용량 18㎏이다. V-BAT의 외관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꼬리 부분에 있는 덕트팬(Ducted Fan)이다. 덕트팬을 장착한 V-BAT는 활주로에서 수평으로 이륙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으로 세워진 상태에서 그대로 이륙하고, 수직으로 착륙하는 수직이착륙(VTOL) 기능을 갖췄다.

V-BAT의 덕트팬과 독특한 비행시스템은 마치 헬리콥터처럼 공중 정지나 후진 비행이 가능하다. 또 날개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아 함정 갑판이나 도시의 좁은 공간에서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비행기와 같은 주날개를 갖춰 충분한 양력을 확보했고, 추진체계 역시 휘발유가 아닌 중유(디젤 등)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기존 배터리 방식 무인기에 비해 항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V-BAT는 전통적 비행기와 유사한 형상을 갖기 때문에 최대 25노트(시속 약 46㎞)의 강풍에도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V-BAT가 타 체계와 구별되는 진정한 혁신적 요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다. 바로 하이브마인드(Hivemind)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다. 이 시스템은 GPS나 외부 통신이 완전히 차단된 전자전 환경에서도 관성항법과 시각기반탐색(ViDAR 등)을 통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V-BAT는 혼자서 움직이지 않는다. 실드 AI는 2023년 ‘V-BAT 팀즈(V-BAT Teams)’ 기능을 공개하며 하이브마인드가 탑재된 여러 대의 V-BAT가 군집(Swarm)을 이뤄 표적을 자동으로 탐지·추적하며 협력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시연했다. 이는 미국 전쟁부(국방부)의 수천 대 무인기를 빠르게 배치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이니셔티브와 완벽하게 부합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LIG D&A의 L-MDM 미사일을 장착한 V-BAT 드론. 실드 AI 제공
LIG D&A의 L-MDM 미사일을 장착한 V-BAT 드론. 실드 AI 제공




우수한 판매실적에 한국산 공격무장까지 통합

이런 특성 때문에 V-BAT의 수출 및 계약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2024년 7월, 미국 해안경비대는 V-BAT를 활용한 해상 정보·감시·정찰(ISR) 서비스 제공을 위해 실드 AI와 1억98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는 V-BAT가 단순한 정찰기를 넘어 전술적 핵심 플랫폼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여기다가 지난달 폴란드 국방부는 해군의 해상 도메인 인식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드 AI와 1600만 달러 계약을 체결, 올해 말까지 여러 대의 V-BAT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외에 미국 정부는 루마니아에 V-BAT 4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전함 탑재용으로 이 시스템을 선택해 운용하는 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인도와 브라질이 공급 협상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V-BAT의 단점은 ‘공격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V-BAT는 정찰, 수송, 통신 중계 등 비전투 임무에만 투입됐다. 하지만 올해 1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무인시스템 전시회(UMEX) 2026에서 LIG D&A와 실드 AI는 LIG가 독자 개발 중인 경량 공대지유도탄인 다목적 드론 발사 유도탄(L-MDM)을 V-BAT에 탑재해 비행·발사 시험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레이저 유도 방식을 채택해 고정 및 이동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L-MDM은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가 강점이다. 한국산 무장인 L-MDM을 V-BAT에 적용하면 V-BAT는 단순한 정찰 드론에서 실시간 정밀 타격이 가능한 ‘감시-타격 일체형’ 무기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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