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보안·안보수사 분산하고… ‘본연의 임무’ 집중하는 조직으로 개혁 추진

입력 2026. 07. 21   17:43
업데이트 2026. 07. 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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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방첩사 해체 의미와 주요 개편 내용 

방첩은 더욱 강하게… 
민·관·군 특별합동위원회 심도있는 논의
기능별 권한 분산해 책임성·전문성 강화
인사첩보 등 권력형 정보수집 기능 폐지도
통제는 더 확실하게…
내부 감찰·국회 보고 확대 등 투명성 강화
정치적 중립·전문성 중심으로 인적쇄신
“국가 안보만이 존립 근거…군 명예 회복”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주재한 제31회 국무회의에서 ‘국군방첩사령부령 폐지령안’ ‘국방방첩본부령안’ ‘국방보안지원단령안’ ‘국방부조사본부령 전부개정령안’ ‘계엄사령부직제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되며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개편이 본궤도에 올랐다. 방첩사가 담당하던 업무를 분산해 ‘군사보안, 군 방첩 관련 정보 수집’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국민의 군대를 위한 민주적·제도적 통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최한영 기자

 

국군방첩사령부 전경. 국방부 제공
국군방첩사령부 전경. 국방부 제공

 

권한은 나누고 본연의 임무에 집중 

국방부는 21일 “이번에 의결된 대통령령은 28일 공포 예정”이라며 “오는 31일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이 창설된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령 5건의 핵심은 방첩사를 해체하고 방첩·보안·안보수사 기능을 분산하는 것이다.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등의 업무는 국방방첩본부, 군단급 이상 중앙보안감사와 보안사고 조사 등의 군내 보안업무는 국방보안지원단을 각각 창설해 담당토록 한다. 안보수사 기능과 계엄 시 합동수사권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해 수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이 같은 결정은 방첩사의 전신인 국군보안사령부 시절 기존 육·해·공군에 분산돼 있던 보안·방첩 조직을 국방부 직할로 통합한 후 수차례 명칭 변경에도 불구하고 주요 업무는 바뀌지 않았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관련 기능이 한 곳에 집중된 데 따른 부작용이 크다는 비판도 있었다.

국방부는 이날 “하나의 기관에 집중됐던 권한을 기능별로 분산해 상호 견제와 균형을 확보하고 각 기관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고 기능 분산의 이유를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10일 ‘방첩사 해체 및 기능개편’ 발표에서 “균형과 견제, 감독, 문민통제 등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군대로서 본래 기능에 맞게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다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동향조사·인사첩보·세평수집 기능과 정보기관 고유 업무가 아닌 불법·비리 정보수집 등 권력형 임무·기능을 폐지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해당 내용이 기존 방첩사의 권력기관화를 막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준법감찰위원회 신설 등 외부 감시 강화

신설 조직의 내부 감찰 기능을 강화하고 국회 등에 의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방첩본부와 조사본부 감찰실장에 외부 고위감사 공무원을 임명해 정보·수사 활동의 투명성을 높인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준법감찰위원회를 장관 직속으로 설치해 외부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방첩정보활동기본지침’ 개정 등을 통해 국회 요청이 있을 경우 방첩본부 주요 업무를 보고토록 했다.

방첩활동 범위와 불법 활동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시한 ‘군 방첩부대원의 직무수행법’ 제정도 올해 안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 홍현익(가운데) 분과위원장이 지난 1월 8일 분과위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 홍현익(가운데) 분과위원장이 지난 1월 8일 분과위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엄격한 검증 토대로 조직 구성원 선발 

한편 국방부는 기존 방첩사의 조직 문화가 폐쇄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의견을 토대로 과감한 인적쇄신을 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 장관은 지난달 10일 “12·3 비상계엄 관여자와 각종 비위자는 배제하고 엄격한 검증을 토대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역량을 갖춘 사람을 조직 구성원으로 선발하겠다”고 전했다. 방첩 전문직위를 제외한 사이버보안·방산 직위 등의 분야에는 기존 방첩사 구성원 외에 군 내 전문인력을 선발한 다음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같은 달 30일 지휘서신을 통해서도 “보안사, 기무사, 그리고 현재의 방첩사에 이르기까지 실패한 개혁의 역사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구성원의 개인적 도덕성이나 단편적인 인적쇄신으로는 제자리를 맴돌 뿐”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이제는 법령상 근거가 명확하지 않거나, 불법 소지가 있는 임무를 원천적으로 폐지하고, 기능 중심으로 조직을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며 “어떠한 부당한 권력이 등장하더라도 방첩기관을 정치적 도구로 악용할 수 없도록 ‘제도적 빗장’을 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적쇄신·조직문화 혁신 지속 추진”

방첩사 해체와 기능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했다. 정부는 방첩사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과 민주적 통제체제 부재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개편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와 관련,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는 지난 1월 8일 국방부에서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위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첩사 개편방안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홍현익(전 국립외교원장) 위원장은 “국방부와 관계기관은 권고안을 토대로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단계적인 이행을 통해 안보 공백 없이 방첩사 개혁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방부는 위원회 논의 내용을 토대로 ‘민·관·군 특별합동위원회 자문회의’를 구성하고 5개월간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쳤다. 이날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군 정보기관 개편이 일단락됐다. 국방부는 “방첩사 인적쇄신과 조직문화 혁신을 지속 추진해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고히 정착시키겠다”며 “이를 통해 방첩은 더욱 강하게, 민주적 통제는 더욱 확실하게 구현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 군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군방첩사령부 해체·기능개편
  - 국방방첩본부 (창설)…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 방산·사이버보안 등 업무 
  - 국방보안지원단 (창설)… 군단급 이상 중앙보안감사, 보안사고 조사 등 보안 업무 
  - 국방부조사본부… 안보수사, 계엄 시 합동수사권 이관 받음 

▲ 군 정보기관 발자취 
  - 1948년 5월 조선경비대 정보처 안보과…국군 창설 이후 군내 외부 세력 침투 방지 및 정세를 관리를 위해 설치한 방첩 조직의 모체 
  - 1950년 10월 육군본부 특무부대 (CIC)… 6·25전쟁 중 대간첩 및 방첩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 부대로 발족 
  - 1960년 7월 육군 방첩부대 … 4·19 혁명 이후 권력 오남용 비판을 수용하고 방첩 본연의 기능으로 복귀하기 위해 개편 
  - 1968년 10월 육군보안사령부… 1·21사태 등 안보 위기에 대응해 군 내부 보안 및 정보 통합 강화 
  - 1977년 9월 국군보안사령부… 육·해·공군에 분산돼 있던 보안·방첩 조직을 국방부 직할로 통합
  - 1991년 1월 국군기무사령부… 탈정치화 및 이미지 쇄신을 위해 명칭 변경 및 기능 축소
  - 2018년 9월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논란’ 등으로 기무사 해체 후 정치적 중립성에 초점을 맞춰 재창설
  - 2022년 11월 국군방첩사령부… 방첩 및 군사보안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명칭 변경
  - 2026년 7월 방첩사 해체… '국군방첩사령부령 폐지령안' '국방방첩본부령안' '국방보안지원단령안' 등 심의·의결



12·12군사반란 가담, 5·18민주화운동 진압 등 불법 무공 훈·포장 76명 서훈 취소

포상은 공정하게…
국방부, 거짓공적 유공자 확인
비상계엄 신군부 등 관련자 포함
‘헌법적 가치 수호’ 정부 의지 담겨

정부는 12·12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진압에서 비상계엄 유공 등 공적으로 수여된 부적절한 정부포상을 대대적으로 취소한다.

21일 국무회의에서는 이 같은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76명의 무공훈·포장 취소 안건도 심의·의결됐다. 이는 당시 계엄업무 관련자에게 불공정하게 서훈된 무공훈·포장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겼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지난 3월 12·12군사반란 중요임무 종사자 10명에 대한 충무무공훈장을 취소한 데 더해 당시 부당하게 무공훈·포장 서훈을 받은 76명을 추가로 파악, 서훈 취소를 추진한 것이다.

76명 중 국가안전보장 유공자 42명은 상훈법 제8조에 명시된 취소 기준인 ‘거짓공적’이 확인됐다. 또한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사실도 파악됐다.

근무경력과 당시 대간첩 작전기록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무공훈장)’ 및 ‘국토방위에 헌신·노력(무공포장)’한 공적이 없음에도 거짓공적으로 서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동시에 이들에 대한 서훈이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뤄져 절차적 하자 사실도 발견됐다. 나머지 34명은 상훈법 제8조에 명시된 ‘거짓공적’이 확인됐다.

당시 비상계엄 상황은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헌문란 및 내란 행위’로 사법적 평가가 확정됨에 따라 무공훈·포장 서훈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계엄사령부 및 예하부대에서 수행한 ‘계엄업무’는 신군부의 불법적인 권력 장악과 내란에 조력한 행위로 공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오랫동안 누적된 왜곡을 잘 정리했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회의 후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서훈 취소 대상자가 더 있을 수 있는지’ 묻는 자신의 말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사 중이고 더 살펴볼 예정”이라고 답하자 “잘못되거나 반론에 부딪히지 않게 꼼꼼하게 파악해 잘 다뤄 달라”고 당부했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과거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사례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라며 “공적이 거짓이거나 절차적 하자가 확인될 경우 예외 없이 서훈 취소 절차를 진행해 포상의 영예성과 공정성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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