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는 축적된 시간이 만든다

입력 2026. 07. 20   16:27
업데이트 2026. 07. 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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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용 대령 육군사관학교
신규용 대령 육군사관학교



강의실에서 생도들과 대화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교수님은 어떻게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셨습니까?”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늘 같다. 특별한 재능이나 남들보다 빠른 지름길이 있어서가 아니다. 오랜 시간 한 분야를 붙들고, 이해될 때까지 파고들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반복해서 고민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전문가로 만드는 것은 타고난 재능보다 한결같이 축적된 시간의 힘이라고 나는 믿는다.

내가 지휘통제(C2) 체계와 인공지능(AI)의 접목을 처음 연구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익숙하게 다룰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논문 한 편을 쓰기 위해 수많은 선행연구를 읽었고, 현장에서 쓰이는 개념 하나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며칠씩, 때로는 몇 주씩 자료를 찾아 읽었다. 인공지능 기반 지휘통제 아키텍처, 유·무인 복합체계(MUM-T), OODA(Observe·Orient·Decide· Act: 관찰·판단·결정·행동) 루프와 인공지능의 결합 역시 처음에는 낯설고 막막했다. 그러나 오래 붙들고 다시 읽고, 다시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흐릿하던 개념이 조금씩 또렷해졌다. 지금은 생도들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도 그렇게 오랜 시간의 축적 끝에 비로소 내 것이 됐다. 전문성은 바로 그런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흔히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원리다. 실력은 단숨에 완성되지 않는다. 짧은 열정보다 꾸준한 축적이 더 큰 힘을 발휘하며, 하루하루의 작은 반복이 쌓일 때 비로소 남다른 깊이가 만들어진다. 전문가란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시간을 쌓아 온 사람이다. 군도 예외가 아니다. 특등사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없이 반복된 사격훈련 속에서 자세를 바로잡고 오차를 줄여야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사수가 된다. 참모의 판단력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상황조치와 도상훈련이 축적돼야 위기 순간에도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결심이 가능해진다. 전장에서 요구되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은 순간의 기지가 아니라 그 이전에 쌓인 시간의 결과다.

전문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사명 앞에서 시간을 함부로 쓰지 않은 사람이 결국 전문가가 된다. 하루하루의 배움과 훈련에 진지하게 몰입한 사람만이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책임을 다할 수 있다. 그 시작은 늘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이 자리에서 책을 펴고, 질문하고, 다시 훈련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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