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밤, 나를 다시 일으킨 한마디

입력 2026. 07. 16   15:37
업데이트 2026. 07. 1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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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 일병 육군22보병사단 포병여단
노현우 일병 육군22보병사단 포병여단



지난 KCTC 훈련을 통해 전장의 무게와 군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깊이 체감해 볼 수 있었다. 훈련임에도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긴장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며, 그동안 익혀온 전술과 기술뿐 아니라 침착함, 책임감, 그리고 전우와 지휘관에 대한 신뢰까지 시험받는 시간이었다.

사격지휘병인 나는 공격작전 간 포병 전력의 원활한 운용을 위한 주둔지 경계 임무를 수행했다. 수많은 순간 가운데 지금도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은 바로 야간 주둔지 경계의 순간이다. 당시 주변은 짙은 어둠으로 불과 몇 미터 앞도 식별하기 어려웠다. 작은 소리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운 채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중 전방에서 날카로운 폭음이 들려왔다.

순간 적의 기습 사격이라는 판단이 머리를 스쳤다. 나는 즉시 “전방에 적 발견”을 외쳤고, K3 공용화기로 저지 사격을 했다. 우리는 즉각 대비태세를 갖췄고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긴장감은 극에 달했고,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전쟁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 현실과 훈련의 경계가 흐려졌다. 그동안 화면으로만 접했던 전투 스트레스가 실제로 얼마나 사람을 압도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흔들리면 지휘소 전체의 경계태세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부담감에 점점 몸이 굳어졌다. 그 순간 나를 잡아준 건 바로 포대장님이었다. 포대장님은 흔들리는 나를 단단히 붙잡으며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현우야, 정신차려. 너 할 수 있어.”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포대장님의 침착한 판단과 나를 향한 믿음이 다시 임무를 수행할 용기를 줬다. 나는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은 뒤 임무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지휘관의 존재가 장병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몸소 깨달은 순간이었다.

공격작전이 종료된 뒤 우리는 당시 폭음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의 기습 사격으로 판단했던 소리는 전투식량 발열팩 내부의 열기로 인해 발생한 파열음이었다. 결국 아군 장비에서 발생한 소음을 적의 위협으로 오인한 것이었다. 비록 실제 교전은 아니었지만 당시 현장에서 느꼈던 긴장감과 압박감은 결코 실전과 다르지 않았다. 이번 경험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판단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번 훈련으로 나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군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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