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에는 ‘헌법’을 읽자

입력 2026. 07. 15   15:42
업데이트 2026. 07. 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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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화 육군중령 <br>국방부 정신전력정책과
유경화 육군중령 
국방부 정신전력정책과


7월 17일은 제78주년 제헌절이다.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은 헌법을 공포하며 민주공화국의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 국방부는 전 간부 대상 ‘민주주의와 헌법수호’ 교육을 의무화했다. 현장에서는 “군인이 왜 헌법까지 공부해야 하나”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당장 눈앞의 적을 대비하기도 벅찬 야전의 현실에서 헌법은 다소 멀고 추상적으로 느껴지기에 나온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책을 총괄하는 실무자로서 군복 입은 군인에게 헌법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하고 싶다.

이러한 신념은 법제처의 ‘군·경이 알아야 할 헌법 과정’에 참석하며 해답으로 바뀌었다. 헌법 조문 하나하나에 밑줄을 그으며 이어진 교수님의 열변은 큰 울림을 남겼다. 앞서 다녀온 헌법재판소 견학 기억까지 겹치며 한 가지가 분명해졌다. 헌법은 법조인의 전유물이 아니며 ‘군·경만을 위한’ 별도의 헌법도 없다. 대한민국 헌법수호자는 국민 모두다.

헌법은 국가 권력 남용을 막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피와 땀으로 빚어낸 최상위법이다. 제헌의 순간 우리는 백성의 굴레를 벗고 민주공화국의 주인임을 선언했다. 군인은 단순한 제복 근무자가 아니라 적법한 명령에 복종하며 헌법 제5조에 명시된 국군의 사명을 완수하는 ‘군복 입은 민주시민’이다. 무력을 다룰 권한을 국민에게 위임받았기에 그 힘은 오직 헌법 테두리 안에서만 정당하다. 우리가 거친 훈련을 이겨 내며 국토를 방위하는 이유도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와 국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다. 헌법수호는 막연한 이념이 아니다. 우리 군이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명분이다. 군인은 모든 국민과 마찬가지로 헌법의 참뜻을 이해하고 이를 앞장서 지켜야 한다.

이 깨달음은 업무를 바라보는 시선마저 바꿨다. 국방부 실무자로서 다루는 법률과 시행령 한 줄도 허투루 읽을 수 없게 됐다. 모든 행정은 결국 법에 근거하며, 그 법의 뿌리가 바로 헌법이기 때문이다.

헌법은 법전에 박제된 문장이 아니다. 오늘 내가 선 초소 위에, 부하와 나누는 경례 속에, 가족과 마주한 식탁 위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래서 모든 전우에게 감히 권해 본다.

올해 제헌절에는 헌법을 펼쳐 보자. 130개 조항을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헌법이 ‘국민이 부여한 준엄한 명령’임을 새기며 조문을 읽어 보고, 마음에 와닿는 조문은 손으로 직접 적어 보자. 눈으로 무심코 읽을 때와 펜 끝으로 꾹꾹 눌러 새길 때 그 무게감은 전혀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18년 만에 다시 달력에 새겨진 붉은빛처럼 우리 모두 ‘헌법 읽기’에 동참하자. 이번 제헌절에는 내가 읽은 헌법 한 줄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작은 캠페인을 함께 펼쳐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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