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인공지능 시대, 변치 않는 ‘인간지능’의 가치

입력 2026. 07. 15   15:42
업데이트 2026. 07. 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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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충수 대표 <br>국가법정교육진흥원
하충수 대표 
국가법정교육진흥원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가 열렸다. 소개된 3대 메가프로젝트란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및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이른다. AI 혁명과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응하고 첨단 산업거점을 비수도권으로 확장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청사진이다.

이와 연계해 국방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한 대기업은 10조 원 이상을 투입해 경남 창원시에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위성이 수집한 적의 동향을 AI가 분석하고, 무인기가 이를 실시간 타격에 활용하는 초연결구조다. 육·해·공 전력이 하나로 연결되는 지능형 국방 인프라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AI의 발전 속도는 경이롭다.

군사 분야에서도 방대한 전장정보를 분석하고 적의 기동을 예측하는 핵심은 AI의 몫이 됐다. 과연 AI는 ‘결정을 내리는 주체’인가, ‘결정을 돕는 도구’인가.

최근 연구들은 AI가 표적을 식별하고 타격 제원을 산출하는 데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빠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쟁은 단순한 수학공식이 아니다. 전장에는 정치적 파장, 무고한 생명, 국제규범, 군복 입은 자의 윤리적 고뇌 등 숫자로 치환할 수 없는 변수가 얽혀 있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할 뿐 피 흘리는 전장의 참혹함을 이해하거나 그 결과에 ‘책임’을 질 순 없다. 작전의 최종 승인, 마지막 방아쇠를 당기는 명령은 영원히 인간의 몫이다.

병원의 AI가 진단율을 높여도 수술실의 메스는 의사가 쥐고, AI가 판례를 찾아내도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것은 판사다.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지휘관과 장병들의 역할은 오히려 더 무겁고 중요해진다. 넘쳐나는 정보를 어떤 가치와 명분으로 활용할지 판단하는 것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은 단순히 ‘AI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AI가 제시한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며, 최종 책임을 지는 깊은 통찰력이다.

계산은 기계가 대신해도 양심과 책임은 대신할 수 없다. 장병들이 훈련장에서 흘리는 땀방울의 가치가 첨단 AI 시대에도 결코 무시될 수 없는 이유다.

AI 시대의 진정한 군사 경쟁력은 기계의 분석과 인간의 직관을 조화롭게 통제할 줄 아는 ‘지혜로운 군인’을 육성하는 데 있다. AI 혁명의 파고 속에서도 국가의 명운과 전장을 지배할 최종 병기는 AI가 아니라 지휘관이 갖춘 풍부한 군사지식과 경험에서 나오는 인간 지능(Human Intelligence)이다.

AI가 아무리 눈부시게 발전해도 승전(勝戰) 보장을 위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일은 결국 사람이어야 한다. 이것이 흔들림 없는 원칙이다.

최근 국방부가 주관한 ‘2026년 제2차 국방 AI 활용 아이디어 경연대회’가 열렸다. 이날 최우수작은 ‘로컬(Local) AI 기반 사이버 교전 모의 중심의 지휘결심 지원시스템’이 선정됐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AI는 지휘결심 주체가 아니라 지원시스템 역할을 하게 된다. 최종 결정은 사람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AI 시대에 인간의 존엄과 인간지능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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