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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청렴의 기준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의 시행으로 이제 청렴은 ‘주지 않고 받지 않는 것’을 넘어 ‘사익과 공익이 충돌하는 상황 자체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무력을 위임받아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군에는 이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법과 제도는 이미 촘촘해졌다. 그러나 규정을 완비하는 것과 청렴이 구성원의 몸에 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그 거리를 좁히는 일이 오늘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다.
청렴을 규정 위반의 ‘적발’로만 다루면 한계가 분명하다. 처벌은 이미 벌어진 일의 사후조치일 뿐이며, 단속의 그물을 촘촘히 한다고 청렴이 저절로 자라나지는 않는다.
청렴은 억압의 결과가 아니라 문화의 산물이어서다. 위반을 적발하는 일만큼이나 위반이 일어날 수 없는 환경을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감찰관의 역할이 새롭게 정의된다. 과거의 감찰관은 비위를 사후에 적발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오늘의 감찰관은 그 앞으로 옮겨 가야 한다.
첫째는 ‘진단’이다. 부조리는 개인의 일탈이기 전 구조의 틈새에서 자란다. 권한이 한곳에 몰려 있거나 규정이 모호해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지점을 일이 벌어지기 전 짚어 내는 것이 감찰활동의 본질이다.
둘째는 ‘사전 자문’이다. 무엇이 부정청탁이고, 어디서부터 이해충돌인지 일선 장병들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위반에 이르기 전 단계에서 기준을 일러 주고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하면 한 사람을 징계로 잃는 대신 조직 전체의 ‘청렴감각’을 일깨울 수 있다.
셋째는 ‘제도 개선’이다.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개인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다. 적발에서 멈추지 않고 구조를 고치도록 제언하는 것이야말로 청렴을 일회성 단속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로 바꾸는 길이다. 이때 감찰관은 구성원을 겨누는 감시자가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청렴을 지키도록 돕는 ‘조력자’가 된다.
이런 역할은 감찰관 스스로가 엄격하게 청렴할 때만 성립한다. 감찰관이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잃으면 조직 내 가장 큰 불신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청렴은 명령으로 강제되지 않으며, 단 한 번의 단속으로 완성되지도 않는다. 그것은 제도와 문화, 구성원들의 일상적인 선택이 쌓여 만들어지는 거대한 탑이다. 규정을 갖추는 단계에서 청렴을 문화로 만드는 단계로 그 거리를 좁히는 최전선에 감찰관이 있다. 감찰관은 감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전우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끝까지 동행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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