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지형서 차륜형 장갑차는
더 빨리 움직일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살아남으며 싸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생존형 전투 플랫폼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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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장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인기는 일부 전문부대의 전력이었지만, 이젠 분대급 전투현장까지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무인기는 정찰뿐만 아니라 표적 획득, 화력 유도, 공격 임무까지 수행하며 전장에서 실시간 활동 중이다. 과거에는 은·엄폐가 생존의 핵심이었다면 오늘날의 전장은 감시·정밀타격이 결합한 ‘투명한 전장’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차륜형 장갑차 역시 기존의 운용개념만으로 생존성과 전투효과를 보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이 작전할 산악지형은 차륜형 장갑차 운용에 가장 큰 제한요소 중 하나다. 평야에서는 속도와 기동성을 활용해 우회·돌파가 가능하지만 산악에선 제한된 도로망과 협소한 기동축, 급경사와 협곡으로 인해 기동 자유도가 대폭 줄어든다.
특정 기동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선 이동로가 예측되기 쉽고, 적의 매복·타격에도 취약해진다. 여기에 무인기까지 상공에서 실시간 감시한다면 단순히 고속기동만으로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교육훈련과 지형 분석으로 확인한 사실은 분명하다. 산악지형에서 차륜형 장갑차는 단순한 기동수단이 아니라 감시체계이자 생존수단이며, 하차전투조와 연계된 복합전투체계로 운용돼야 한다. 즉, 산악지형에서의 차륜형 장갑차는 ‘기동 플랫폼’이 아닌 ‘생존형 전투 플랫폼’으로 개념이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몇 가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모든 기동이 감시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동 전 정찰과 관측을 선행해야 하며, 기동 중에도 감시를 지속해야 한다.
두 번째는 ‘정차는 곧 노출’이란 개념을 지녀야 한다. 차량이 개활지나 능선에 장시간 머물 경우 적 감시자산에 포착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관측·보고·이동이 신속하게 돼야 한다.
세 번째는 무인기 위협에 대비한 분산과 위장이 필수이기에 차량 간 간격을 유지하고, 지형의 음영·수목지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네 번째는 차량과 하차전투조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차량은 기동과 화력 지원을, 하차전투조는 감시와 지형 확보를 담당하는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범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싸울 것인지 고민하는 자세다. 같은 산악지형이라도 능선과 계곡, 도로 상태에 따라 전술적 해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전투력은 현장을 이해하는 지휘관과 간부들의 경험, 반복된 훈련과 교훈의 축적으로 완성된다.
차륜형 장갑차는 미래 전장의 핵심 전력이다. 그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우리 지형과 작전환경에 맞는 운용개념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 평야에서 검증된 개념을 산악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어떻게 더 빨리 움직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으며 싸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산악지형에서 차륜형 장갑차가 진정한 전투력을 발휘하는 출발점이며, 미래 전장에 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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