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도만호 정운 제독 정신 이어 지구 13바퀴를 누비다

입력 2026. 07. 14   16:02
업데이트 2026. 07. 14   16:16
0 댓글
마동재 대위 해군잠수함사령부 정운함
마동재 대위 해군잠수함사령부 정운함


녹도만호 충장공 정운 제독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선봉장으로서 부산포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장렬히 산화한 호국의 영웅이다. 수적 열세에도 굴하지 않았던 그의 용기와 ‘정충보국(貞忠報國·곧은 충심으로 나라에 은혜에 보답한다)’의 정신은 4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정운함 승조원들의 가슴속에 뜨거운 긍지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해상 패권 경쟁 속에서 보이지 않는 심해에서 묵묵히 국력을 투사하는 잠수함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우리 해군은 장보고급 잠수함의 단단한 운용 노하우를 발판 삼아 손원일급 잠수함에 이어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전력화하며 국가전략부대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아무리 군함이 첨단화되더라도 이를 완벽하게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우리 정운함 승조원들은 ‘백번 잠항하면 백번 부상한다’는 단 하나의 신조를 뼈에 새긴 채 수많은 훈련으로 다져진 경험을 DNA 삼아 오늘도 무사고 안전항해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1996년 취역 이후 정운함이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잠수함 안전 역사의 산증인이다. 2024년 성능 개량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첨단 장비와 더욱 강력한 작전 능력을 갖추게 된 과정에서도 우리는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완벽한 안전항해를 유지해 왔다. ‘정 많고 운 좋은 함정’이라는 별칭은 결코 우연이 아닌 선배들이 굳건히 쌓아 온 노하우와 후배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빚어낸 영광스러운 결실이다. 그렇게 이어 온 ‘30만 마일 무사고 안전항해’라는 지구 13바퀴의 대기록은 현재도 끊임없이 갱신되고 있으며, 우리는 앞으로 마주할 그 어떤 거친 바닷속에서도 이 완벽한 안전항해의 전통을 영원히 이어 갈 것이다.

이 경이로운 역사는 우연이 아니다. 20대 초반 해상병 621기 갑판병으로 거친 파도를 맞이하며 해군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던 소년이 이젠 정운함의 전기와 추진계통을 책임지는 전기관이 돼 위대한 여정에 동참하고 있다. 좁고 어두운 함내에서 함정의 심장을 관리하는 임무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병사 시절 품었던 조국수호의 초심과 현재 장교로서 짊어진 책임감은 심해의 고독 속에서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나보다 전우를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과 어떠한 악조건도 뚫고 나가겠다는 의지야말로 정운함이 이어 온 ‘안전 DNA’의 본질이다.

대한민국 국가전략부대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우리가 기록한 무사고 안전항해 30만 마일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원팀(One Team) 정운함’이 하나 돼 일궈 낸 완벽한 결실이다. 정운 제독의 기백과 ‘정충보국’의 정신을 이어받은 우리의 항해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영해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빈틈없는 작전대비태세를 바탕으로 조국의 바다를 사수하겠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