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군19전비 AI교육·연구센터를 가다

입력 2026. 07. 13   16:56
업데이트 2026. 07. 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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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AI와 ‘코드’ 맞추다 - 코딩 배움을 넘어 실제 국방 전 분야에 적용 -

코딩 열정 넘치게…

장병 체력검정 자동화 체계 등
단순 실습 넘어 군 활용 목표
교육 성과 내실 있게…
ADsP 시험 응시 절반 이상 합격
창설 후 2년 만에 실질적 성과

군에서 인공지능(AI)을 배우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공군19전투비행단(19전비) AI교육·연구센터에서 만난 장병들은 AI를 활용해 코드를 분석하고 토론하며 실제 군에 적용할 체계까지 직접 구상하고 있었다. 전장의 승패가 병력의 규모가 아닌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갈리는 시대. 우리 군은 국방 전 분야에 인공지능을 이식하는 대전환(AX)에 나섰다. 달라진 풍경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글=임채무/사진=조용학 기자

AI 활용에 대해 토론하는 장병들.
AI 활용에 대해 토론하는 장병들.


실전 중심 AI 범용 교육

이날 센터에서는 AI 범용교육의 하나로 단국대 소프트웨어학과 설진석 교수가 ‘컴퓨터 비전 수업’을 했다. AI 범용교육은 AI 활용을 위한 기초교육이지만, 파이선(Python)과 데이터 마이닝 같은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설 교수는 “컴퓨터가 이미지나 동영상을 사람처럼 인식하고 분석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AI 분야가 컴퓨터 비전”이라며 이미지 분류, 객체 탐지, 얼굴 인식 등 다섯 가지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이어 구글의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미디어파이프(MediaPipe)를 활용한 실습에서는 장병·군무원들이 조교의 도움을 받아 저마다 실습 코드를 작성하는 데 몰두했다. 설 교수는 “모두 질문을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일반 대학생들보다 열정이 큰 만큼 질문의 폭도 훨씬 넓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군부대가 모든 과학기술의 최전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AI를 적용해 볼 수 있는 영역이 정말 많다”면서 “강의·멘토를 하면서 보안 문제만 잘 해결하면 군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들이 계속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군대 안에 연구실이?!

수업 전·후 센터의 풍경은 마치 대학 연구실과 같았다. 수업 후 ‘멘토링 공간’에서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권민석 상병은 “원격으로 서버에 접속해 코딩하다 막히면 생성형 AI에 질문하고, 반대로 내가 아는 걸 가르쳐보면서 검증받는 방식으로 공부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전민준 상병은 프로그래밍 언어 ‘루아(Lua)’에 AI로 기능을 추가하는 개인 연구를 소개하며 “수업에서 함수를 왜 쓰는지, 그 사고방식을 배운 게 가장 좋았다”고 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AI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간부들이 설 교수의 멘토링을 받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실제 군에 활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들이 개발 중인 프로그램은 카메라로 신체 동작을 인식해 장병들의 체력검정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이었다. 단순한 수업 실습이 아니라 실제 군에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다 보니 세부 설계 하나하나를 놓고 진지한 의견 교환이 이어졌다. 팀원들은 카메라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설치할지, 옆에서 촬영할지 등 실제 운용 환경까지 고려하며 의견을 나눴다. 설 교수는 “세부 사항은 실증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며 팀원들과 함께 프레임워크 구조를 점검했다.

 

 

고성능 GPU 탑재 노트북을 점검하는 모습.
고성능 GPU 탑재 노트북을 점검하는 모습.


규제 깬 샌드박스 개발 환경 

취재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파격적인 개발 인프라였다. 통상 군에서는 폐쇄된 인트라넷과 제한적으로 접속이 가능한 군 인터넷망만 사용할 수 있어 생성형 AI와 같은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지만, 이곳은 달랐다. 방첩부대의 사전 보안점검·승인을 거쳐 일반 사회와 같은 상용 인터넷망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교육생들은 허가된 노트북으로 외부 사이트와 생성형 AI 등에 접속하며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었다.

정태정(중령) 정보통신대대장은 “AI교육·연구센터는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프로그램 테스트가 가능한 일종의 샌드박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센터에는 AI GPU가 탑재된 총 25대의 노트북이 마련돼 있었다. 이 중 5대는 AI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팀을 위한 고성능 GPU가 별도로 장착됐다. 평일 오후 5시부터 밤 9시, 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장병들에게 개방돼 배운 것을 복습할 수 있었다.


실무 적용 가능한 교육 성과

19전비 AI교육·연구센터는 2024년 10월 창설 이후 2025년 AI 교육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센터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교육을 운영 중이다. 운용 부서의 실무적 의견이 반영된 ‘AI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전 장병의 AI 소양을 높이는 ‘AI 범용 교육’, 데이터 분석 역량을 공인받는 ‘AI 자격증 교육’이 그것.

AI 자격증 교육의 경우 전반기 데이터분석 준전문가(ADsP) 시험에 응시자 9명 중 5명이 합격하는 성과를 냈다. 준비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했음에도 알토란 같은 열매를 수확한 것이다. 정 대대장은 “처음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후반기 시험에는 내실 있게 준비해 더 많은 부대원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인터뷰  공군19전비 정태정 정보통신대대장 

“전 장병 AI 전문가로 키워 군 전력 증강에 이바지”

“19전비 AI교육·연구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 장병과 군무원이 AI·SW 전문가로 성장해 군 전력 증강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군 복무 기간이 단순한 의무복무를 넘어 미래 사회를 이끌 AI 인재로 도약하는 기회의 시간이 되도록 돕겠습니다.”


공군19전투비행단의 AI 교육과 연구를 진두지휘하는 정태정(중령) 정보통신대대장은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정 대대장은 19전비 AI교육·연구센터가 다른 부대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이유로 지휘관의 전폭적인 지지,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꼽았다.

“단장님께서 새롭게 시도하는 AI 교육과 프로젝트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신 덕분에 센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AI 전문인력 양성팀의 신규 프로젝트 개발 아이디어도 단장님의 조언에서 시작했죠.”

2024년 10월 센터 개소 초기만 해도 교육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불과 2년 만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정 대대장은 “처음에는 정보통신대대 위주로 참석했지만, 올해부터는 19전비 내 타 부대뿐만 아니라 39비행단, 33전대, 91전대 등 중원기지에 주둔하는 장병이 많이 신청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장병들은 단순히 코딩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와 매칭 대학인 단국대학교와 협력해 군 임무 맞춤형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있다. 카메라로 신체 동작을 인식해 장병들의 체력검정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이 그것.

“인사행정처, 정보통신대대, 단국대가 한 팀을 이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측정관이 일일이 숫자를 세는 대신 AI가 카메라를 통해 동작을 인식하고 측정하도록 고안한 것인데, 완성되면 우리 부대뿐만 아니라 전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부대는 전반기 데이터분석 준전문가(ADsP) 과정에서 5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충북지역 상공회의소와 연계한 프롬프트 실습, 빅데이터 분석기사 과정,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하는 ‘바이브 코딩’ 등 다채로운 커리큘럼을 준비 중이다.

정 대대장은 보다 양질의 교육과 연구가 이뤄지기 위한 제언도 내놨다. 현재 ITSA에서 센터별 팀 프로젝트 개발 시 AI GPU 서버를 임대하는 것을 넘어 개인별로도 서버를 빌려줘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초개인화 시대에 발맞춰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연구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였다.

정 대대장은 마지막으로 전군에 확산 중인 AI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올 연말까지 전국 30개 부대에 AI 센터가 운영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부대에 센터가 개소해 군 복무기간 누구나 AI·SW 전문가로 성장하고, 나아가 군 전력 증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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