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동 하 일병
해군1함대 정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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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동해 수호 임무를 명 받아 해군1함대에 배치됐다. 평생을 경기도에서 나고 자라 강원도를 2018년 올림픽 성화를 밝혔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곳을 직접 발로 밟았던 첫날, 낯선 동해 바닷바람에 긴장했다.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턱까지 차올랐을 즈음 외출을 계획했다. ‘연필뮤지엄’이 첫 외출 행선지였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함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필이란 단순한 소재도 종류별로 모아 두고 전시하니 이목을 집중시켰다. 글쓰기와 관련된 어록을 찬찬히 읽어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따뜻해졌다. 사람을 응원하는 글, 자신의 약함을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어떤 의지를 내비치는 글귀들은 마음 어딘가의 피로를 위로하는 듯했다.
“이제 막 들어온 신병인가 보네요?” 다른 관람객이 입고 있는 군복과 이병 마크를 보고 알았다는 듯 말을 걸어왔다. 이곳에 사는 지역주민이어서 해군 군복과 계급이 익숙하다고 했다. 짧은 대화 끝에 그는 “사람이 땅을 못 밟고 배 위에서 바다를 지키느라 힘들죠? 힘내요. 파란 청년!”이라며 응원을 건넸다.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파란 청년이란 말 덕분에 웃으며 감사인사를 드릴 수 있었다.
연필의 미학을 눈에 담고, 지역주민이 건넨 위로의 말을 마음에 담으며 기분 좋게 다음 행선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터넷에서 좋은 리뷰를 받은 카페를 골라 방문했다. 주문한 프로즌스모어는 한입 먹을 때마다 부드러운 달콤함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여기에 더해 더욱 기분이 좋아진 것은 내가 입은 군복 덕분에 이곳에서 받은 친절과 배려였다. 군인 할인을 적용받았을 뿐만 아니라 고생한다는 애정 어린 한마디, 강원도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인사도 선물받았다.
첫 외출이 끝날 무렵 더 이상 낯선 곳에 있지 않았다. 첫 외출에서 이방인을 맞는 따스함, 현역 장병들을 위하는 배려를 곳곳에서 마주쳤다. 지방자치단체가 내놓은 여러 제도와 정책도 있었다. 군인에게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업소가 동해시에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강원도민생활증’이라는 게 있어 평택주민인 우리 부모님도 아들을 보러 이곳에 오셨을 때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나라사랑카드를 잘 쓰면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이 건네는 위로와 환대, 응원의 말 한마디가 정말 소중하게 다가왔다. 사소하고 작은 순간이 삶을 지탱한다. 고향을 향해 있던 마음속 그리움이 이제 이곳에 대한 애정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낯선 곳에서 느끼던 걱정이 앞으로 이곳에서 보낼 시간의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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