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국방대학교 국제평화활동센터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로 가득했다. 중사부터 중령까지 계급도, 언어도 다르며 문화와 배경도 저마다 달랐던 아시아 13개국에서 온 20여 명의 여군이 한자리에 모여 때로는 진지한 토론으로, 때로는 웃음소리로 교실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 바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Peace Keeping Operation), 더 나은 세계를 향한 헌신이었다. 유엔 여군 평화유지요원 과정(UWPT·Uniformed Women Peacekeeper Training)은 유엔 평화유지군 참모 과정으로, 실질적인 평화유지작전 수행력과 리더십 함양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다.
교관으로서 교단에 서는 동안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배우는 사람, 같이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기도 했다.
여성이자 군인이라는 정체성은 평화유지활동에 결코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명확한 강점이다.
분쟁지역의 취약계층, 특히 여성과 아동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있어 여군의 존재는 그 자체로 신뢰의 통로가 된다. 다양한 시각으로 작전을 계획하고 현장의 복잡한 맥락을 읽어 내는 능력 역시 여군이 가진 고유한 자산이다.
여군들은 자신이 내일의 평화유지활동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미래를 함께 그려 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들의 태도였다.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전우이자 동료로 대하며, 3주라는 시간 안에 진심 어린 관계를 만들어 냈다.
이들이 한국 문화에 보내 준 관심과 애정은 상상을 넘어섰다. 대한민국의 국제평화활동센터가 이들에게는 한국을 처음 만나는 창(窓)이 됐다. 세계 곳곳에서 온 여군들은 이곳에서 평화를 배우고, 서로를 이해하며, 각자 나라로 돌아가 그 가능성의 씨앗을 퍼뜨릴 것이다.
그래서 국제평화활동센터야말로 평화와 교류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미 그 가능성은 충분히 증명됐다. 예산과 인력 등 여러 어려운 여건에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번 교육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교육을 마친 20여 명의 여군은 각자 나라로 돌아가 국가방위와 평화활동의 최전선에 설 것이며 10년, 20년 후에는 리더로서 중요한 위치에 오를 것이다. 그들이 그려 가는 세계 평화의 미래는 이미 이곳 대한민국 국제평화활동센터에서 시작됐다. 그 미래가 더욱 빛나도록 관심과 지원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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