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전쟁이 보인다 그림이 꿰뚫다

입력 2026. 07. 08   16:57
업데이트 2026. 07. 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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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쟁 큰 흐름 일러스트로 정리 
지도·무기체계·복식 등 비교 분석
3년의 조사·아트워크로 세밀히 구현
복잡한 역사 흐름 이해하기 쉽게 구성

인천상륙작전 일러스트
인천상륙작전 일러스트

 

전쟁, 그림으로 말하다 / 권동현 지음 / 성안당 펴냄 
전쟁, 그림으로 말하다 / 권동현 지음 / 성안당 펴냄 



처음 『전쟁, 그림으로 말하다』를 들춰 봤을 때 틀림없이 번역서일 거라고 생각했다. 정갈하고 절제된 그림체로 제1차 세계대전부터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20~21세기에 일어난 굵직굵직한 전쟁의 복잡한 흐름과 구조를 한 장의 일러스트로 깔끔하게 보여 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오판이었다. 알고 보니 이 책은 근대사부터 위스키, 테니스, 커피의 역사까지 복잡한 전문 영역의 구조를 일러스트로 알기 쉽게 설명해 온 ‘비주얼스토리텔러’ 권동형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린 역작이었다.

저자는 각 전쟁을 설명하고 사건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흐름과 구조를 가진 현상으로 전쟁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전쟁이 시작되기 전 유지됐던 균형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압력이 그 균형을 흔들었는지, 판도가 바뀌는 전환점은 어디였는지, 그 결과 이후 어떤 전쟁을 낳았는지를 간결한 그림으로 구현한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악마의 3형제(참호·철조망·기관총)로 대표되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시작해 기동전이 두드러졌던 ‘제2차 세계대전’, 이념과 대리전쟁이 난무했던 ‘냉전 시대’, 마지막으로 테러와 지정학적 갈등이 주요 원인이 되는 ‘21세기 전쟁’이 그것이다.

연표와 섬세한 그림지도로 전쟁 발발 당시의 상황을 드러내고 풍부한 그림과 짧은 글로 전쟁 양상을 설명하는 한편 참전국별 군장과 화력, 계급체계 관련 그림까지 곁들여 일목요연하게 하나의 전쟁을 보여 준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2부를 예로 들면 비스마르크 전함, 야마토 전함 등 제2차 세계대전에서 ‘거거익선’으로 표현되는 추축국의 거대한 전함을 보여 주고 이에 맞섰던 연합국의 기동 및 화력장비의 생산량과 전선 배치 양상을 그림으로 묘사하는 식이다.

여기에선 트럭, 지프, 하프트랙, 반궤도차량, 전차, 돌격포, 화포, 대공포, 대전차포 등 다종다양한 기동·화력장비가 등장한다.

우리 작가가 쓴 책인 만큼 한국전쟁(6·25전쟁)에 관한 설명도 빠질 수 없다. 3부 ‘냉전 시대’에서는 한국전쟁을 다루는데, 역시나 자유진영·공산진영의 참전국과 군복, 발발 당시 남북한 군사력 비교, 주요 전투 설명을 그림으로 제시해 복잡한 사안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유엔국 참전국 현황도 단순한 그래프가 아니라 각국의 군복을 입은 장병들의 모습으로 묘사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에 더해 한국전쟁 당시 국군이 사용했던 M1 소총, M1919A6 경기관총, M20 슈퍼 바주카 등과 M91/30 모신나강 소총, PPSh-41 기관단총 등 북한군 무기도 그림으로 소개한다.

일러스트라는 시각적 도구로 시대별 각종 무기체계와 장병들의 모습 등 미시적인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낸 디테일이 때론 놀랍기까지 하다. 덕분에 복잡하고 낯선 전쟁사의 흐름을 한눈에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전쟁의 흐름과 무기, 복식 등 수많은 아트워크를 한 장 한 장 그리며 복잡한 역사가 하나의 구조로 보이도록 구성하기 위해 3년 동안 관련 자료를 찾아가며 그림을 그렸다”며 “이 책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전쟁이 남긴 상처와 교훈을 함께 되돌아보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평화가 얼마나 위태롭고도 소중한 것인지를 조용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밀리터리, 전쟁사, 무기체계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필독도서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 독자에게도 밀리터리 분야 전반을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어 입문서로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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