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부터 KB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은 우리나라 부자들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부자 보고서를 발표하는 목적은 첫째 부자들이 어떻게 자산을 축적하고 관리하는지 부의 축적·유지전략과 관련한 영감을 얻도록 하는 데 있다. 이는 경제적 성공에 다양한 경로가 있음을 보여 준다. 둘째 우리 사회 부의 분포와 순환에 대한 건전한 논의, 특히 젊은 세대에게 경제적 성공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교훈을 제공함을 목적으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자의 수는 매년 증가 추세라고 한다.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와 인플레이션 증가, 국지전쟁 등의 국내외 정치,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한국의 경제 성장동력이 잘 가동되고 있다는 의미다.
부자들은 부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공부와 관리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스로 ‘금융투자지식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고, 자산이 많을수록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또 부자들은 자기관리와 일을 하느라 바빴다.
흥미 있는 통계 중 부자들의 MBTI를 살펴보는 자료가 있다. 많은 수가 ESTJ(지도자형, 경영자형)였다. ESTJ형의 특징은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가족·조직에 책임감이 높으며, 현실적이고 사회질서를 중시하면서 강한 추진력과 실천력이 있는 반면 주위에는 다소 냉담한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자신을 ‘목표 지향적’이고 ‘믿음직’한 편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기보다 이성적으로 상황을 직시하고 자신을 신뢰하며 목표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가 부, 삶의 만족도와 더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됐다.
요즘 흔히 듣는 말이 MBTI 이야기다. 어떤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너는 본래 T(또는 F)라서 그래”라는 말을 종종 한다. 인간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이 정신분석학이다. 정신분석학의 3대 거장(지크문트 프로이트, 카를 융, 알프레트 아들러) 중 한 명인 융은 1921년 저서 『심리 유형』에서 직관, 사고, 상황 등 자신의 정신적 에너지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인간의 성격유형을 구분했다.
정신적 에너지가 내부로 향하면 ‘내향적(I)’, 외부로 향하면 ‘외향적(E)’이라고 했다. 또 상황을 인식할 때 감각(S)과 직관(N)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쓰는지, 합리적인 판단을 할 때 사고(T)와 감정(F)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에 따라 인지적 기능을 구분했다. 실생활에선 판단(J)과 인식(P) 가운데 어느 쪽을 더 많이 활용하는지를 구별했다.
이러한 융의 성격유형을 근거로 1940년대부터 심리학자 이자벨 마이어스와 캐서린 브릭스가 자기보고식 검사를 만든 게 MBTI다.
MBTI는 자신과 타인의 말과 행동, 심리를 이해하고 대인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16가지 성격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MBTI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어느 유형이 더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순 없다는 것이다.
성격은 장기적으로 잘 변하지 않는 안정성이 있지만 상황과 과제, 상호관계에 따라 변할 수도 있어서다. 또한 16가지로 모든 사람을 확연히 구분하는 것도 위험하다. 자칫 주홍글씨처럼 ‘낙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MBTI를 너무 맹신하지 말고, 나와 사람들을 이해하며 성장과 관계 개선의 도구로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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